한인사회의 문화욕구가 높아진 만큼 성숙된 관람예절이 시급하다. 지난해 열린 한 공연장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공연.전시장이 놀이터인가
뛰고, 먹고, 떠들고... ‘눈쌀’
얼마 전 퀸즈 플러싱 열린공간에서 마련된 한미현대예술협회의 회원전을 찾은 이 모 씨는 잠시 행사장을 둘러보다 이내 나와 버렸다.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가 힘들었기 때문.
전시장이 마치 운동장인 것처럼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 전시된 작품보다는 자신들의 사생활을 화재 삼아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로 전시장은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다른 일을 접어둔 채 모처럼 큰 맘 먹고 작품을 감상하려 했던 이 씨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책망한 채 행사장을 뒤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미술 전시회나 공연장에서 한인들의 관람예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예전과 달리 거의 연중 내내 한인사회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시피 한 미술 전시회나 서예전, 문화 공연장 등에 가보면 몇 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 관객들로 꽉꽉 메워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높아진 관심만큼 아직도 남을 배려하는 관람 자세는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열렸던 한국의 모 유명 가수의 콘서트 장에는 마치 사진작가를 연상케 하듯 공연장을 활보해가며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집에서 싸가지고 온 음식을 냄새를 풍겨가며 먹는 이들이 눈에 띄어 주위 관람객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인 갤러리에서 일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관람객이 음료나 먹을 것을 가져 오는 일은 다반사이고 삼삼오오 몰려 다니며 거리낌없이 떠드는 모습도 익숙한 풍경”이라고 말했다. 관람예절이 실종되다 보니 전시 작품이나 자재들이 손상되는 일도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재작년 열렸던 김기창 화백의 전시회에서는 갤러리에 걸려있었던 액자의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한인사회에도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여가 시간에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를 찾는 마음만큼 성숙한 관람 자세가 자리잡지 못해 아쉽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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