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유고 연방 7개국으로 분열
세르비아 무효 주장-러시아 긴급 안보리 소집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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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가 1999년 내전 종결 뒤 8년여 만에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코소보 의회는 일요일인 17일 오후 3시 특별회의를 소집,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회의에는 120여명의 알바니아계 의원이 참석했으며, 독립 선언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끝에 만장일치의 찬성을 얻은 뒤 코소보가 ‘독립 국가’임을 만방에 선포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즉각 독립 선언이 불법이라며 무효를 주장했으며, 독립에 반대해온 러시아는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측의 지지 하에 이뤄진 이날 코소보의 독립 선언으로 요시프 티토가 건설했던 사회주의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티토 사후 30년만에 7개 국가로 사실상 완전 해체됐다.
또 코소보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에 이어 옛 유고 연방에서 갈라지는 6번째 국가가 됐다.
세르비아 내에서 북부의 보이보디나와 함께 2개의 자치주 중 하나였던 코소보가 독립함에 따라 발칸 반도 내에서 세르비아의 영토와 위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야쿱 크라슈니키 국회의장은 이날 의원들의 환호 속에 코소보는 독립된 민주적인 주권국가라고 선언했다. 타치 총리도 코소보가 다시는 세르비아 정부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국가는 민주적인 다민족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슈니키 의장과 타치 총리, 파트미르 세지우 대통령은 독립 선언서에 서명한 뒤 푸른 바탕에 코소보 영토와 6개의 별이 그려진 코소보의 새 국기(國旗)와 국가 상징을 공개했다.
코소보 정부는 이날 세르비아를 포함해 전 세계 192개국 정부에 코소보를 독립 국가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이 선언되자, 코소보 주민들은 일제히 거리로 쏟아졌다.
간헐적으로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알바니아 전통 의상을 입은 시민들은 트럭이나 무개차 위에 올라가 알바니아 민요를 틀어놓고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기도 했다.
길거리에는 상점마다 알바니아 국기와 미국 국기를 내걸었고 독립을 지지해준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포스터가 거리 곳곳을 장식했다.
또 하루 종일 차량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저녁에는 독립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가 프리슈티나 도심 광장에 세워지고, 코소보 필하모닉의 독립 축하 콘서트가 열리는 등 거리는 온통 축제분위기다.
알바니아 국기를 들고 아내와 함께 거리로 나온 아르탄(45.상업)은 정말 흥분된다. 터키와 세르비아의 지배 하에서 500년 동안 자유를 기다렸다며 독립 후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주변 국가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했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소보 독립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의 90%가 알바니아계인 코소보는 1999년 내전 종식 후 유엔이 이 지역의 경찰, 사법, 공공서비스를 관장해왔다.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 독립 선언에 대한 보복 조치 가운데 군사 행동은 배제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1만6천여명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은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세르비아 정교회 측은 코소보는 항상 세르비아의 일부였다며 코소보의 독립선언은 일시적인 점유에 불과하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도심에서는 1천명의 시민들이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코소보 독립 선언을 지지하는 서방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 및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지지로 독립을 선언하게 된 코소보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아직까지 유엔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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