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들의 도움으로 권총강도를 잡은 이정식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주류 업체 안에서 과거 서울 시경 재직 당시 활동했던 사진들이 붙어 있는 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70대 한인 기지 발휘...근거리 유지 추격끝에
전직 교통경찰 출신 70대 한인노인이 업소에 침입한 권총강도를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963년 서울시경 교통과 경관으로 재직 당시 희대의 살인귀 고재봉을 체포해 내무부 장관 훈장을 받은 이정식(78)씨.
그는 31일 자신이 운영하는 스태튼 아일랜드 소재 ‘크로브 레이크 와인스 & 리쿼스’ 주류 업소에 침입한 권총강도를 위생국 청소원들의 도움으로 잡았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백인계 권총강도 리차드 디토로(24)가 이 씨가 운영하는 주류 업소에 들어온 것은 31일 오후 12시25분께. 디토르는 당시 회색 후드 티셔츠를 입은 채 앞주머니에 권총을 넣고 가게에 들어왔다. 가게 뒤쪽에 사람들이 없는지 확인한 범인은 갑자기 총을 꺼내 이씨에게 돈을 요구했고, 세 번이나 권총강도를 당한 적이 있는 이 씨는 침착하게 검은 봉지를 꺼내 계산대 가운데 놓여 있던 50달러와 20달러 지폐는 가린 채 10달러와 5달러, 1달러 등만 봉지에 집어넣고 범인에게 건넸다.
돈을 건네받은 범인이 가게를 뛰쳐나가자 이 씨는 사정거리 보다 조금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강도다! 강도다!”라는 소리를 외치며 쫓아갔다. 당시 쓰레기 수거를 하거 있던 위생국 청소부 프랭크 로소와 패트릭은 이 씨의 외침을 듣고서 청소 차량을 몰아 범인을 쫓았다. 청소 차량이 앞을 막자 범인은 자신을 뒤따라오던 이 씨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당황한 나머지 뒤따라오던 이 씨에게 자신이 빼앗은 돈이 들어 있던 검은 봉지를 돌려주고 다시 도주하다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인근 주택가에서 체포됐다.
이 씨는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범인은 내가 나이가 들은 노인으로 자신을 쫓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청소부들과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돈도 찾고 범인도 잡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74년과 1976년 브루클린에서 운영하던 주유소와 슈퍼마켓에서 권총 강도 피해를 당했다. 그리고 택시를 운영하던 1986년에도 맨하탄에서 또 한 차례 권총 강도를 당한 적이 있다”며 “권총 강도를 만나면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범인은 진정시킨 뒤 시키는 대로 돈을 주는 것이 신체적 피해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20년간 서울 시경에서 근무하다 1972년 도미한 그는 부인 이종순 씨와의 사이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이준승 씨와 뉴욕주정부 사회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주 씨 등 1남1여를 두고 있다.
<윤재호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