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왼쪽 3번째)씨가 지난 2년동안 치료받고 생활했던 버겐 리저널 메디컬 센터를 떠나면서 주치의와 간병인, 소셜워커 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31일 아침, 한국으로 떠나는 이호철(40)씨는 2년 가까이 자신을 돌봐준 병원 관계자들을 돌아보며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의 입은 마지막까지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를 배웅하기 위해 나온 뉴저지주 버겐 리저널 메디컬 센터의 주치의와 간병인, 소셜워커 등 관계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마치 가족을 보내는 것 같다며 이씨의 괘유를 빌었다.
지난 2000년 밀입국해 미국에 살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정신지체가 된 이씨는 2년동안 무상으로 그를 돌봐준 병원측과 한인교회, 뉴욕총영사관의 적극적인 도움 등으로 8년만에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갔다.
미국에 온 뒤 정신적인 이상을 보였던 이씨는 뉴저지에서 가스펠 팔로우십 교회(목사 성현경) 신자들의 도움으로 생활해오다가 2006년 어느 날 실종됐다. 정신지체로 말을 하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행동장애로 분류된 그가 치료를 받은 곳이 버겐 리저널 메디컬 센터였다. 병원에서 그의 국적을 안 뒤 뉴욕총영사관에 연락을 한 것은 지난해 6월. 그동안 이씨는 이 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받고, 아무런 불편없이 생활해왔던 것이다.
연락을 받은 총영사관은 재외국민보호차원에서 그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한국의 보건복지부와 연결해 충북 음성의 꽃동네에 새 터전을 마련했지만 이동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만에 하나의 상황에 대비해 주치의와 간병인이 함께 동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규정으로는 이에대한 예산 마련이 쉽지 않았던 것. 총영사관의 이종헌 민원실장은 “한국내 연고자를 찾기는 했지만 그들 역시 너무 어려운 형편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버겐 메디컬 센터에서는 그동안 이씨의 주치의였던 그랜트 노먼 고 전문의와 조셉 잭슨 주니어 간병인을 한국까지 파견하는 성의를 보였다. 한국 정부는 이들 3명의 항공료와 체재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병원에서는 주치의와 간병인에 대한 출장 비용을 담당하는 등 마지막까지 따뜻한 성의를 보였다.
대한항공에서는 몸이 불편한 이씨를 위해 좌석 배치에 신경을 썼고, 항공료도 할인해줬다.뒤늦게 이씨의 행방을 알게 된 가스펠 팔로우십교회의 신도들도 이씨가 떠나기 전까지 수시로 병문안을 해왔으며, 이씨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들은 뉴욕플러싱순복음교회(목사 목동주)에서는 그를 위한 기금도 모금해 전달했다.미국에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대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떠나는 이씨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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