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정치문제 피하고 경제외교 주력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13일 중국과의 무역역조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총리로서는 5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싱 총리 부부는 이날 아침 카말 나스 통상장관과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 2박3일 일정의 중국 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싱 총리의 이번 방중은 과거 영토분쟁까지 벌인 양국이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해빙 무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싱 총리는 이날 베이징올림픽공사전시센터를 참관하고 모양이 새둥지를 닮아 냐오차오(鳥巢)라는 별명을 가진 올림픽 주경기장 국가체육장과 국가수영센터 등을 둘러봤다.
그는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거대한 지혜를 얻었다면서 이는 우리가 2010년 거행하는 영국연방운동회에 커다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 총리는 이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중국 방문 첫 날을 보냈다.
싱 총리는 이번에 원 총리와 회담을 갖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을 예방한다.
그는 또 14일 중국과 인도 양국의 재계 지도자 및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며 15일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세계경제 속의 중국과 인도’라는 제목으로 강연한다.
양국 총리는 또 중국에 대한 인도의 의료팀 파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양국 의사 20명으로 구성되는 공동 의료팀 발족식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인도 의사 5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은 지난 1938년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전쟁을 벌이던 중국 인민들을 치료해 주기 위해 중국으로 입국했었다.
싱 총리는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 기간 쯔진청(紫金城) 관광이나 만리장성 방문 등 관광 일정은 일절 사절하고 실무 방문에 주력하기로 했다.
싱 총리는 이번 방문 동안 양국간 국경문제와 관련한 쟁점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양국이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히말라야 산맥 국경선을 놓고 전쟁한 이후 영토분쟁을 벌여왔으나 지난 연말 첫 합동군사훈련을 하면서 해빙기를 맞고 있다.
인도는 중국이 자국 영토인 카슈미르지역 3만8천㎢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인도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9만㎢가 자국 영토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의 외교 전문가들도 양국이 이번에 국경분쟁 문제에 관해 극적인 합의를 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정치 문제는 피하고 경제협력 문제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브샨카르 메논 인도 외무장관도 12일 싱 총리 방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무역과 투자 문제가 핵심 논의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야라니잔 다스문시 인도 정보방송부 장관은 양국 총리가 철도, 주택, 지구과학, 토지자원 관리, 전통의약 등 5개 분야에서 양해각서를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양국은 또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핵발전 문제 등을 논의하고 제3국 유전개발 공동진출 방안과 관광 증진 방안 등도 협의할 예정이다.
싱 총리는 중국이 요구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거절할 수는 없지만 협상 개시를 연기하자고 답변할 예정이다.
중국과 인도의 무역거래 규모는 지난해 370억달러였으며 양국은 오는 2010년까지 무역거래 규모를 400억달러로 늘리기로 지난 2006년 11월에 합의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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