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독실한 재가신자인 아나타핀다카(給孤獨) 장자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모두 삼보에 귀의하지 않고 불법을 믿지 않았다.
장자는 아들들이 불법에 귀의할 것을 간곡하게 권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 장자는 아들들에게 각각 순금 1천 냥씩 줄 테니 삼보에 귀의하라고 했다. 그래도 그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다시 장자는 2천 냥, 3천 냥, 4천 냥을 제안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
“이게 마지막이다. 삼보에 귀의하고 불법을 믿으면 순금 5천 냥을 주겠다. 불법을 믿으면 너희들은 긴 밤 동안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그래도 믿지 않겠다면 그때는 나도 할 수 없다. 너희들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 아들들은 그제야 장자의 제안을 수락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우선 나를 따라 부처님에게로 가자. 가서 설법을 듣자. 너희들이 그 설법을 잘 기억하면 긴 밤 동안 고통에서 벗어나 큰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여기서 얼마나 멉니까?”
“부처님은 지금 내가 지어드린 기원정사에 계신다. 그리로 가자.”
장자는 기뻐하면서 그들을 데리고 기원정사로 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다.
“이 아이들은 아직 삼보에 귀의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5천 냥의 순금을 준다고 하자 삼보에 귀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아이들을 위해 설법하여 주소서.”
부처님이 그들을 위해 설법하자 그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삼보에 귀의할 것을 다짐했다.
“저희들은 지금부터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나이다. 또한 살생과 도둑질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술 마시는 것을 삼가겠나이다.” 네 아들이 삼보에 귀의하자 장자도 매우 기뻐했다. 부처님은 그런 장자를 이렇게 찬탄했다.
“어떤 사람이 방편으로 물질을 내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과 그 가르침과 성중에 귀의하고 불법을 믿게 하면 그 공덕은 한량이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은 그 공덕으로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고, 방편을 써서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도록 힘쓰도록 하라.”
(증일아함 49권 비상품(非常品) 제7경)
얼마 전 신문에 보도된 ‘결혼중매회사가 내세우는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조건’을 살펴보니 맹랑했다. 거주지는 강남이어야 하고, 학교는 이른바 ‘sky’로 불리는 일류대학 을 나와야 하며, 직장은 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에 다녀야 하며, 종교는 기독교를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중산층 이상 가정의 자녀와 결혼하려는 사람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종교적 조건이었다. 만약 불교를 믿으면 노처녀 노총각으로 늙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좀 어이가 없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면 불교를 믿는 집 자녀는 앞으로 결혼할 일이 큰일이다.
이런 현상은 불교가 그동안 포교, 특히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활동에 얼마나 등한해 왔는가를 말해준다.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불교를 믿는 사람 손들어 보라면 한반에 서너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2천만불자 여러분’이라고 말한다면 착각도 보통 착각이 아니다. 불교가 포교를 하는 것은 계량적 수치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바른 법을 가르쳐 참다운 행복을 이루어주기 위해서다.
수닷타장자는 아들의 교화를 위해 재산상속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나친 감이 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멀뚱멀뚱 하다가는 오늘 같은 경우를 당한다. 불자부모들이 먼저 각성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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