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부동산 냉각… ‘흐림’
다사다난했던 2007년도 저물고 2008년 무자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한인사회도 지난해의 경기 부진을 극복하고 새해에는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딛게 된다. 한인사회 경제의 주요 젓줄인 금융과 부동산, 다운타운 의류와 봉제 업계의 올해 경기 전망을 이 분야 전문가를 통해 들어본다.
금융
손성원 전 한미은행장
“한인은행 ‘고전’… 구조조정 칼바람”
2008년 한인 금융업계의 화두는 자산의 건전성(asset quality)이 될 것이다. 경제 침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한인은행은 지난 10여년간 고속 성장을 해왔다. 한 마디로 앞만 보고 달린 셈이다.
그러나 현 경제 여건은 이같은 고속 성장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태이며 현 상황에서는 무리한 성장 자체도 위험부담이 높다. 안정적 성장이 중요한 시기다.
한인은행들에게는 2008년이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냉각은 한인은행들에게 가장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한인은행의 경우 주류 대형 은행에 비해 자산 규모나 자본금 규모가 작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상업용 대출에 편중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 수익원이 침체기를 겪고 있으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택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버텨주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인력난, 예금유치 비용 상승, 대출수익 감소 등의 악재로 인해 한인은행들은 개별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이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해 한인은행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물론 최근 몇 년간의 고 성장세보다는 낮지만 커뮤니티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한인은행들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한국 정부의 투자와 외환 자유화 정책으로 인해 한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도 커지면서 타운 경제에 상당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인은행들이 이들 한국으로부터 미국에 유입되는 자금을 유치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월에 추가로 0.25%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돼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인 금융권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번 ‘시련’을 통해 한인은행들이 더 강해지고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부동산
크리스 엄 한인부동산협회장
“주택 차압률 피크… 바이어엔 기회”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여파로 주택 차압률은 최고조에 달할 것 같다. 부시 행정부에서도 지난달 주택소유주를 위한 구제책을 내놓았지만 엄격한 심사와 규제로 과연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소유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정부까지 나서서 주택차압 위기의 구제책을 내놓고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공황 상태를 막아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모기지 금리는 상당히 낮고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 새로 지은 콘도나 타운하우스에서는 많은 인센티브를 내놓고 가격도 경쟁력 있어 바이어들은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번 서브프라임 파동의 대상자 대부분은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산 경우가 많다. 2008년에는 이런 거품이 빠져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주택차압이 늘 것이고 또 그 여파로 사람들의 심리가 위축돼 신규 주택구입이 줄 것이다. 지난 6~7년간 몰렸던 부동산 투자자들의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이것이 우리 시장 경제의 원리가 아닌가 싶다. 모든 것에 사이클이 있듯이 팽창이 있으면 수축도 있고 그러다 다시 팽창하는 것이 경제이다.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구매자의 심리가 특히 중요하다. 자꾸 움츠려들면 위축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우리 한인시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무비자의 실현을 앞두고 모국의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유리한 점도 있다. 그리고 사실 타운에서는 수천만달러에서 수억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끝을 모르고 올랐던 부동산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구매를 늦추어 왔던 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이 시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다 보면 밝은 미래가 도래할 것이다.
다운타운
명원식 한인의류협회장
“바닥 다지고 올라갈 것”
지난 2년간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하락 여파로 2007년 다운타운 의류시장의 경기 역시 바닥을 쳤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원자재 비용 인상과 종업원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정 지출이 늘고, 여기에 꽁꽁 얼어붙은 경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매경기가 침체되자 의류업계는 매출 급감으로 인해 업종 변경을 고려하는 업주들이 생겨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한인의류협회에 따르면 올해 1,200여개의 한인 의류업체 중 약 200~300개 업체가 문을 닫았고 이 중 상당수가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여는 경영난에 허덕였다. 하지만 명원식 회장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내년도 경기 성장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을 제시하며 ‘다시 뛰는 다운타운’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요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로, 대선 시기 즈음에는 정부에서 새로운 경기 안정 정책을 내놓았으며 최근 연방금리 인하 등도 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명 회장은 “대규모 자금을 풀어 당장의 경기 활성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소매경기가 살아나면 다운타운도 그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각 업체별로 생존전략 및 긴축운영 방안을 내놓으며 이를 통해 자생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완공을 앞둔 다운타운 대형 의류상가에 바이어들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자바시장 전체의 매출 향상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끝으로 이미 더 내려갈 곳이 없이 바닥을 친 경기가 이제는 올라가는 길만 남았다는 점이다.
명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아웃소싱 강화를 위해 개성공단 및 해외 방문 등 업주들이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 제공으로 불황 탈출을 위한 공동 노력에 나설 것”이라며 “모든 업체가 올해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 만큼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최선을 다한다면 자바경기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망했다.
<조환동·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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