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암시의 직접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고사성어로 망매해갈(望梅解渴)이라는 말이 있다. 매실을 간절히 바라며 머릿속에 그렸더니 목마름이 해소되었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위나라에서 유래한다. 위왕 조조가 어느 날 군대를 이끌고 행군을 하다 길을 잃어버렸다. 길을 찾느라 헤매는 동안 물이 떨어져 군사들은 갈증이 몹시 심해졌다. 이때 조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조금만 더 가면 저 앞에 매화나무 숲이 있다. 달콤하고 신 매실이 갈증을 해결해 줄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군사들은 새콤한 매실을 떠올리며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 갈증을 잊어버렸다는 고사이다.
매화나무 숲이 정말로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매실을 먹을 수 있다’는 자기 암시로 군사들은 실제로 물을 마신 것 같은 효과를 얻은 것이다.
새해가 되면 습관처럼 한번 씩 해보는 것이 새해 결심 혹은 새해 소망이다. “올해는 이런 일들을 이뤄야지”하며 실현을 다짐하는 일종의 자기암시이다.
그런가 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대표되는 새해 덕담 역시 암시의 효과를 기대하는 말이다. 암시의 방향이 나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로 향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에서 보듯이 우리 선조들은 말의 신령한 힘을 믿었다. 복을 기원해주면 상대방에게 그 효과가 나타나리라는 기대로 새해가 되면 덕담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올해는 어떤 결심, 어떤 소망이 가장 많은가. 해마다 되풀이 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매년 1위는 건강 관련 결심이다. 식생활 개선, 체중감량, 규칙적 운동 등의 결심을 실천해서 기필코 날씬한 몸매, 활기찬 몸을 만들겠다는 소망이다. 아울러 각자의 처한 사정에 따라 대학 진학, 애인 만들기, 결혼, 취직 등이 새해 결심·소망으로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직장인들에게는 직업과 관련한 소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의 직장인들 중에서는 ‘이직’을 ‘2008년 새해 소망’으로 꼽은 사람이 4명중 한명 꼴이라는 통계가 있다. 채용 전문 기업 코리아 리크루트가 지난 주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직장인 1,635명을 대상으로 한 ‘새해소망 조사’에서 25.4%가 ‘직장을 바꾸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어 능력을 기르고 싶은 것이 2위, 연봉이 올랐으면 하는 것이 3위, 재테크로 돈을 모으고 싶은 소망이 4위,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 것이 5위의 소망으로 나타났다. 하나같이 답답한 현재의 직장을 벗어나 좀 나은 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망과 연결이 된다.
직장인 2,105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조사를 보면 연령별로 20대와 50대 이상 직장인은 ‘자기계발’을, 30대는 ‘승진 및 연봉 상승’, 40대는 ‘재테크’를 올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 1순위로 꼽았다.
문제는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소망을 이루는 것. 소망·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끊임없는 자기암시이다. 매실이 입안에서 침을 고이게 하듯이 소망하는바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 넣고 매일 떠올려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연초는 자기암시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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