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시상식… 올해는 후보작 홍보전‘잠잠’
돈 덜쓰며 영화 조기 노출 부작용도 피해
오스카상을 타고 싶으면 영화 홍보를 조용히 하라는 믿기 어려운 불문율이 할리웃에서 퍼지고 있다.
내년 2월24일 열리는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는 1월22일 발표될 예정. 예년 같으면 벌써부터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게 마련인데 올해는 광고도 드물고 의외로 조용하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어톤먼트’(Atonement)는 지난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각광을 받으며 프리미어 행사를 치른 뒤 매우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포커스픽처스는 시사회의 수를 줄이고 선택된 언론사에게만 보여주고 있다. 포커스 측은 “이 영화의 메시지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과대홍보가 필요 없고 영화 자체의 매력을 통해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며 홍보에 소극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과대 홍보가 줄어드는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 너무 일찍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3월에서 2월로 앞당겨지면서 오스카 홍보전도 일찍 시작되는데, 그에 대한 부작용도 심각하다.
‘드림 걸즈’의 경우 극장 개봉 7개월 전인 칸 영화제에 30분짜리 예고편이 선보여 화제가 됐지만, 너무 일찍 노출되는 바람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니퍼 허드슨이 여우조연상을 타고 나머지 부문에서는 수상에 실패했다.
지난해 조용한 홍보전으로 성공한 예는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8월에 개봉한 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2월까지 6개월 동안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고 신문광고는 영화에 등장하는 버스만 내보내는 특이한 전략을 펴 남우조연상과 각본상을 포함해 네 분야에 걸쳐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오스카 수상작을 투표하는 아카데미 회원들은 물량공세 광고와 화려한 시사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에 표를 던지기 때문에 이런 조용한 홍보전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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