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종교개혁 유적과 이슬람권 성지를 가다
본보는 이번주부터 매주 종교지면에 교수이자 목회자인 박상일 목사의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유적과 중동지역 성지탐방기를 10회에 걸쳐 실는다. 이글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신앙 유적을 역사적이고 성서적으로 조명해보는 것에도 의의가 있어 큰 기대를 갖게하고 있다.
이글을 쓰게 될 박상일 목사는 2004년 버클리 소재 Graduate Theological Union에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American Baptist Seminary of the West에서 교수로 설교학을 강의하고 있다.
또 박 목사는 알바니 소재 작은 다인종 교회인 알바니 연합감리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여행의 목적과 계획
몇 주전 지난 종교개혁 기념주일은 나에게 있어서 여느 해와 달리 많은 생각과 성찰을 하는 기회를 주었다. 그 동안 20여년 간 신학교 교실에서 배우고 목회 현장에서 교회를 섬기며 또 최근에는 신학교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끼고 생각해 오던 신앙 여정에 대한 새로운 반성이라 할까?
어쩌면 그 동안 교과서에서 읽고 학교와 교회 현장의 여러 경로를 통해서 배우고 소중히 간직해 온 기독교 신앙과 그 신앙의 모체인 교회 공동체에 대한 정체성을 나름대로 여러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는데, 이는 지난 10월 중순에 난생 처음으로 다녀온 성지 탐방 때문이었다. 이런 면에서, 성지순례를 다녀오신 많은 분들의 경험과 생각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우선 내가 다녀온 여행의 내용과 목적을 간략히 소개하고, 그간 다녀온 곳들 중 일부의 이야기를 앞으로 10회에 걸쳐서 역사적이고 성서적인 내용과 곁들여 나누고자 한다.
이번 여행은 내가 디렉터로 있는 신학교(American Baptist Seminary of the West, Berkeley, CA) 의 목회학 박사과정의 필수과목의 하나로두 주간 동안 이집트, 요르단, 및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이 과목은, 우리 학교의 파크너 씨애틀의 바키대학교(Bakke Graduate University of Ministry) 가 주관한 해외 리더쉽 현장 수업 중 하나였다.
전통적인 신학 대학원 수업이 박사과정의 경우도 교실에서 교과서를 중심으로 강의와 토론식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하여, 우리 학교의 프로그램은 주로 교회와 목회 현장을 텍스트로 삼는 교육방식을 택한다.
학생들이 미리 읽은 방대한 교재의 내용을 바탕으로, 주로 현장 방문 속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함께 토론하고 반성하는 유형을 통해, 보다 오늘의 현장 목회상황에 알맞는 대안적인 교육이 되고자 함이다.
따라서 이번 여행은 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는 통상의 성지순례 모양을 취하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에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교 교수들의 강의와 체험담 및 학생들의 토론이 함께 곁들여진 현장 세미나인 셈이었다.
일행 30여 명은 한국인 목사님 두 분을 포함한 북 미주 여러 지역, 여러 교파, 여러 인종의 목사님들과 중동 현지 및 아시아 지역에서 일하는 미국인 해외 파견 선교사들 그리고 교수진 및 스탭으로 구성되었다.
바삐 짜인 일정 속에 이곳 저곳을 이동하며 버스 내에서 강의를 듣고 또 저녁이면 특강과 토의를 하는 등 힘든 일정이지만, 가는 곳 마다 보고 듣는 신앙 유적지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동시에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동료 크리스찬들이 들려준 생생한 믿음의 삶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우리는 매일 같이 육신의 피로도 거의 잊어 가면서 감동적인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다룬 주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진 부분은 교회론이었다. 교회란 무엇인가?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이슬람 권으로 알려진 중동 지역에 기독교 교회들이 있다면 어떤 종류가 있고, 그 동안의 역사 속에서 저들의 사명과 역할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
특히, 저들은 지난 수백년 동안의 강력한 이슬람의 영향권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해 왔으며, 무엇이 저들의 영적인 기반이 되어 왔는가? 또 지금 저들 교회의 상태는 어떤가?
또 그 지역에 사는 기독교 공동체들은 오늘의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갈등 관계를 어떻게 바라 보며 특히 유대인 시오니즘(Jewish Zionism) 을 어떤 시각으로 이해하는 가? 또 현재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갈등 속에서 크리스찬들은 지역 사회 속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자기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이들 아랍 크리스찬들은 미국과 서방의 교회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 저들 크리스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배우고 우리의 목회사역에 적용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등 여러 가지 쉽게 답할 수 없는 난제들을 머리에 담고 그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궁금증과 함께 그 지역의 사태의 심각성으로 인한 여행 중의 안전 문제 등을 생각하며 약간의 부담스런 면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평생으로 처음 갖게 되는 성지순례에 대한 큰 기대감으로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우리의 일정은 샌프란 시스코를 떠나 독일 프랑크 푸르트를 경유하여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행 계획을 미리 짜면서 가만히 생각을 해봤다. 어차피 독일을 경유하는 거라면, 한번도 유럽여행을 해 보지 않은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있는 게 아닌가? 여행사에 전화를 하여 독일에 어차피 가는 길에 며칠 먼저 가서 그 곳 특히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 유적지를 몇 군데 보고 싶다고 했더니, 마침 여행사 직원이 독일 접경 스위스에서 이민 온 친절한 분이어서 자기 일처럼 기쁜 맘으로 여행 안내 정보까지 자세히 마련해 보내 주었다.
일행 중 한국인 학생인 김목사님에게 나의 의향을 말씀 드리니 독일여행에 찬성을 하셨다. 결국, 김목사님과 나는 평생에 없던 성지 순례와 독일 여행 두개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오늘의 이슬람권 중동 여행과 독일 마르틴 루터의 유적지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언뜻보면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나에게는 처음부터 관련이 있게 보였고, 지금 생각하니 처음 생각이 옳았음을 깨닫는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독일 비텐벅: 루터의 삶과 설교강단
2) 바르트 벅: 루터의 영적 고뇌 현장
3) 이집트 카이로: 숨겨진 교회사
4) 성령의 교회: 곱틱교회
5) 쓰레기 산의 기적
6) 모압평야의 교회들
7) 역사의 파노라마 페트라
8) 나사렛의 새로운 예수운동
9) 베들레헴의 하나님 백성들
10) 예루살렘의 두 장벽
앞으로 나는 10회 동안 독자들과 함께 이글을 나누면서, 위의 작은 이야기들이 서로 관련 없이 동떨어진 것들이지만, 사실은 모두가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이며 , 이 연결된 이야기가 저들 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오늘 우리의 삶과 믿음의 문제, 우리 교회의 현실과 장래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말씀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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