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텍사스에서 이웃집을 살피다 현장을 떠나려던 남성 2명을 총으로 쏴 죽인 60대 은퇴자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냐의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2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과거 컴퓨터 컨설턴트로 일하다 은퇴하고 텍사스주 패서디나에서 살고 있는 조 혼(61)씨는 지난 14일 오후 두명의 남성이 이웃집 동정을 살피는 것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들어 911에 신고한뒤 경찰관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남성들이 현장을 떠나려하자 집에 있던 산탄총을 들고 나가 쏴 죽였다는 것.
도둑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현장을 그대로 떠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혼씨는 움직이면 죽는다고 소리치며 남자들을 향해 3발을 발사했고 잡범 경력을 가진 미구엘 데헤수스(38)와 디에고 오티스(30)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숨진 2명 가운데 한명의 가방에는 훔친 것으로 보이는 상당량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현재 혼씨는 기소되지 않은채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살인적 처벌을 염두에 두고 취한 행동이라며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준법행위자가 보여준 것으로, 용기있는 영웅이다고 칭송하고 있다.
텍사스 지역 라디오 토크쇼와 케이블 TV 뉴스 등에서는 혼씨의 행동을 놓고 한창 논란이 펼쳐지고 있으며 신문에는 찬반 의견을 담은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린다 에드워즈씨는 휴스턴 크로니클지에 기고한 글에서 왜 그가 여전히 자유롭게 활보해야 하느냐며 사법 당국을 질타하고 있으나 존 메거씨는 같은 신문에 내게 있어 조 혼은 텍사스의 대단한 인물이며 정의는 살아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혼씨의 변호인인 톰 램브라이트씨는 혼 역시 이번 사건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있으며 미디어의 관심에 놀라 현재 집을 떠난 상태라며 그는 신사였을 뿐 일부에서 묘사하고 있는 이상한 인물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현재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당국은 일단 해리스카운티법원의 대배심으로 하여금 그를 기소해야 하는 지의 여부 판단을 맡길 계획이다.
버드 콜벳 패서디나경찰서장은 그는 단순히 밖으로 뛰쳐나가 행인을 향해 쏜 것이 아니다며 아직까지 기소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만 여러 가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모든 상황을 종합해 대배심에 제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요인들로는 총을 쏠 당시 혼씨가 자신의 집을 벗어났느냐의 여부와 숨진 남자들이 혼씨를 향해 접근했느냐, 혼씨가 위협을 느꼈느냐 하는 점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의 민권운동가인 쿼넬 엑스씨는 혼씨가 전화를 걸었던 911 녹음 테이프를 보면 그가 총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이미 남자들을 향해 쏘겠다고 작심했다면서 혼은 백인이고 숨진 이들은 유색인 것을 감안하면 수사 당국에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혼씨는 살인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판사이자 배심원이면서 사형집행자였다고 주장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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