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 Flute(요술피리)’
놀라운 자기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신비한 마력으로 가득 차 있다. 순수하고도 비범하며, 극적이고도 거침없다. 풍부한 상상력, 샘 솟는 듯한 멜로디, 오페라에서의 극적인 박력은 ‘음악의 기적’ 그 자체였다. 모차르트는 세 살 때 신동이란 소리를 들었고, 5살 때 이미 작곡을 시작, 글을 배우기 이전부터 머리 속에는 오선지와 음표로 가득 찼던, 말 그대로 음악의 축복 받은 천재였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음악이 무엇인가 대해선 글로 나타낸 적이 거의 없었다.
다만 그가 죽기 전 ‘마적(요술피리)’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남겼는데 아라비안 동화에서 따온 이 작품이야말로 아마도 모차르트가 글로 암시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곡가 리하르트 쉬트라우스는 음악은 가장 신비롭고도 성스러운 예술이라 규정한 바 있는데, 이 ‘요술피리’야말로 이 말에 걸맞는 음악이라할 수 있을 것이다. ‘요술피리’라고 하는 악기에 의지해 주인공 남녀가 죽음의 시험을 통과하고 구원받는 다는 내용은 다소 유치하지만 너무도 순수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는 잔잔한 감동의 파장을 일으킨다.
피안의 세계… 영혼의 해탈은 누구나 그리는 염원이지만 음악이야말로 이 해탈(구원)을 줄 수 있는 축복받은 예술이라는 것을 모차르트는 믿었던 듯 하다. 하체 마비 지휘자 오토 클렘펠러가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지휘하다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섰다는 이야기는 음악사에서도 유명하지만 ‘요술피리’야 말로 진정 음악의 신비한 효능을 다룬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회교도의 전설을 주제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을 작곡하던 당시 모차르트는 아내의 낭비벽으로 엄청난 빚을 지고 있었다. 빚쟁이들에게 쪼들려 무리하게 작곡을 하던 모차르트는 몸을 혹사시킨 나머지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된다. 그러나 ‘요술피리’의 작곡의뢰를 받고 모차르트는 어쩐일인지 이 작품이 맘에 들어 단 3개월동안 단숨에 완성해 버렸다고 한다.
내용은 언뜻 동화 같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음악의 신비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가장 모차르트다운 요소가 번득이는 작품이었다. 모차르트 자신도 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어 떠돌이 새장수 파파게노의 아리아를 항상 주절 거리
고 다녔다고 하는데, 그 해에 35세로 사망하고 만다.
이 작품은 매우 동화적이어서 이해하기 난해하고, 관객이 공감하거나 진지한 감동을 받기 힘든 작품이었다. 모차르트의 위대성은 이런 단순한 작품을 감동의 작품으로 만드는 마술적인 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베토벤 조차도 마술피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타미노, 파미나 두 남녀 주인공이 많은 고난을 받고, 음악의 힘(요술피리)에 의지해 지옥 같은 고통의 관문을 통과하는 장면은 무한한 감동을 안긴다.
SF 오페라는 지난 13일부터 ‘요술피리’를 절찬리에 공연 중에 있다. 동화적인 요소를 잘 살린 무대가 호평을 받았고, 노래와 오케스트라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의상을 너무 동화적으로 꾸며 다소 감점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공연을 치러내고 있다. 다른 감점 요소는 오페라에 등장하는 지나치게 많은 대화 내용을 삭제 없이 공연, 극적인 박력과 속도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죽음은 모든 인간들이 피하고 싶은, 두렵고 허무한 것이다. 죽음의 예감 조차도 음악을 통해 용감하게 맞이하려는 그 용기… 그 명쾌히 살아 움직이는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가 오는 11월3일까지 공연된다.
▲남은 공연 : Oct 25, 7:30 pm, Oct 28, 2 pm, Oct 31, 7:30 pm , Nov 3, 8 pm, 티켓 문의 :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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