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법륜 스님 9/28 북가주 강연 지상중계(3-끝)
17) 사람이 돈 좀 벌었다고 잘난 체 하고 어른도 모르고 반말할 때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예쁘게 봐 주세요. 아이고, 그래 너 진짜 돈 많이 벌었구나, 아이고 훌륭하다, 응? 그래, 그 정도면 뭐, 반말 좀 해도 괜찮아, 이래 봐 주세요. 아무 문제도 없어요. 저 우뚝 서 있는 산도, 출렁이는 바다도, 야 바다 좋다, 야 산 좋다 이러고 봐줍니까 안 잘봐줍니까? 잘 봐주잖아. 잘 봐주면 바다가 좋아요, 내가 좋아요? 내가 좋지. 이런 친구, 내가 잘 봐주면 누가 좋다? 내가 좋은 거에요. 왜 내 좋은 일은 안할라 그래요. 거 꼭 뜯어고쳐야겠어요?
18) 깨어있는 것 자체가 때로는 저의 심리적인 상황이나 괴로움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원인은 알겠으나 저 자신도 괴로움에 빠져나오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럴 땐 괴로워하면 돼요. 남편하고 도저히 못살겠어요, 이혼을 해야 되겠는데요. 그래? 그럼 해라. 하이고, 근데 애땜에요, 이래요. 이혼하고 싶은데 애 땜에 못해요? 애가 핑계요. 단물이 좀 남아가지고 이걸 지금 놓을라니까, 그래서 애 핑계가 나와요. 다시 왔어요. 이혼해야겠습니다. 아 이혼하면 안된다더니? 애 교육상, 해야겠습니다. 이때는 벌써 단물이 없다 이 얘기요. 남 핑계 대면 안돼요.
28) 법륜 스님이 되신 것이 스스로의 의지력이십니까, 아니면 숙명적이신지요. 불교의 가르침이 처음에서 끝까지 마음이라고 배웠습니다. 마음을 조정하여서 법륜 스님 같이 될 수는 있는지요?
어쩌다 보이 이래 됐어요. 나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사물을 탐구하는 게 바로 불법임을 알게 됐어요. 나는 그 이후에도 승려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없었어요. 지금도 승려로서 보여야 된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내가 절에 첨에 들어오게 된 거는, 저의 스승님이 아주 말씀이 많으신 분이에요.
어느날, 학기말고사를 치르는데 절에 예불을 갔어요. 예불하고 딱 나오는데, 어, 이리와 이리와! 이래요. 속으로 덜컥, 아이고 죽었다, 이제 스님한테 붙들렸다, 내일 시험공부는 끝난 거요. 그래, 저 바쁩니다, 이랬어요. 그랬더니 스님이 그래? 니 어디서 왔어? 도서관에서요. 그 전에서는? 집에서요. 그 전에는? 어머니 뱃속에서 왔죠, 이랬어요. 어머니 뱃속에서 오기 전에는? 몰라요, 이랬어요. 니 어디 갈꺼니? 학교 가야 돼요. 학교 갔다가는? 집에 가야죠. 집에 갔다가는? 학교 가야죠. 그래그래그래, 그래서 죽죠 뭐, 그랬어요. 죽은 뒤에는? 몰라요. 그럴 때 우리 스님이 벽력같이 고함을 지르면서 야 이놈 자식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놈이 바쁘긴 왜 바빠! 그래 내가 멍해졌어요.
얼토당토 않는 질문 같앴는데 이 말은 진실이에요. 어데서 와서 어디로 갈 줄을 모르는데, 바쁘기는 엄청나게 바쁘죠. 이게 나의 어린 시절의 화두였어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러고 절에 좀 살다가 내가 밖에 나와서 머리 기르고 활동을 좀 했어요. 어느날 스님이 또 불렀어요. 야, 밖에서 그만 활동하고 안에 들어와서 이제 활동해라.
그때 이미 나는 법사로서 승속이 없는 그런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고 또 기존 승려들의 세계가 맘에 안들었어요, 그 전에 개혁운동을 할 때, 대학생 지도법사 하면서 막 데모도 하고 그랬는데, 몇번 그래도 말을 안들었어요. 이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어요.
꽉 발목이 묶였어요. 뭐라고 대답을 해야 되나. 그래서 제가 딱 말했죠. 스님! 왜? 도에도 안팎이 있습니까? 스님이 없지! 그러는 거예요. 그때 내가 속으로 순간이지마는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왜? 누가 이겼어요? 내가 이겼죠! 근데 왜 안에 들어오라 그럽니까? 탁 던졌어요. 그런데 우리 스님이 야 이놈아! 니가 밖을 고집하니까 안이 생기지! 이러는 거요. 그때 내가 팍 깨져버렸어요.
맞어! 나는 도에는 안팎이 없다는 논리로 사실은 뭘 고집하고 있어요? 밖을 고집한다. 나는 밖을 고집한다는 생각을 추호도 안했습니다. 나는 깨쳤다, 도가 안팎이 없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안팎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서 밖을 고집하는 나를 탁 지적해준 거예요. 그래서 내가 탁 놔버렸죠. 그걸 알은 즉시 탁 놔버렸어요. 그래서 머리를 다시 깎았어요. (중략) 우리 제자들이 어, 법사님, 어트게 된 거예요, 이래. 허, 오늘 어트게 지붕개량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있어요. 이걸 입은 이상은 여기에 맞는 계율을 지키고 행동을 해야 되겠죠? 그러니까 나는 스님이 돼야 되겠다, 안돼야 되겠다, 스님을 안하겠다 해야되겠다는 생각은 지금 없어요.
29) 신정아 동국대 임용권을 비롯하여 잘못된 정부기금을 받는 사찰들이 있는데 스님들의 일부 행태가 세속인들 행태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바, 스님의 고견을 통해 바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다를 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니까 지금 분별심이 생기고 욕을 하고 그러는 거예요. 나는 본래 다를 바가 없다고 보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스님이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 고상하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그럼 아무 문제도 없어요. 아까 뭐 49제 지내가 돈 벌고 어쩌고 그랬는데, 여러분들 장사해가 돈 벌고, 10원짜리 사가 20원에 팔고 그러면서 왜 딴 사람은 못 참고 시비를 해요? 나 참 이상한 사람들이야. 자기들은 술 먹으면서 스님이 술 먹으면 왜 스님이 술 먹나? 이래. 그럼 술 먹으면 성불하냐 못하냐? 못하죠, 이래. 스님이 술 마셔서 성불 못하면 여러분도 술 마시니 성불 못하겠지.
여러분들이 술 먹어도 성불하면 스님들도 술 먹어도 성불하겠지. 여러분들이 우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이 여러분 뜻대로 안된다고, 나는 더럽게 논다, 니 좀 고상해라. 그래야 내 이 더러운 거 가끔 너를 쳐다보며 내가 좀 만족을 좀 해야겠는데 니까지 더러워지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야. (웃음) 지금 이런 얘기거든. 이렇게 인생을 자꾸 낭비적으로 사시지 마라 이거예요. 자기 인생 똑바로 보고 살아라.
34) 수행자 뿐만 아니라 인간이 반드시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아무 까닭도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제가 사는 이게 훨씬 더 가볍고 즐겁고 좋아요. 남을 돕는 일, 노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백두산 속에 가서 난민 돕고, 인도에 가서, 아프간에 가서, 칸다하라 먼지구덩에 다니고 해도 뭐 육체는 아프고 눈이 아프고 머리 아프고 해도 노는 것보다 재미있어요.
가만 앉아있으면 뭐 하겠어요. 여러분들은 할 일이 많으니까 자기 인생에 바쁘지 난 할 일이 없어요. 난 그래서 한군데 가만히 앉아있을 특별한 일이 없어요. 내 인생을 위해서 내가 나를 위해서 뭘 해야할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가다가 뭐 교통사고 나가 죽어도 털끝만큼도, 아픈 거는 있겠죠, 그러나 죽었다고, 하는 일 못 해놨다고, 정토회 하다가 낼 망하면 어떡하느냐 뭐 이런 생각 없습니다. 그래서 뭐 사는 데까지 열심히 사는 거예요. 사는 데까지 살다가 때 되면 죽고.
죽어서 어데 가느냐 그런 데에 뭐 생각이 없습니다. 어데 가면 뭐 하겠어요.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도 이 세상에서 잘 먹고 뭐 관심이 별로 없는데, 난 천당이 있든지 지옥이 있든지 극락이 있든지 말든지 그건 아무 관심이 없어요. 가고 싶으면 많이 가십시오. 저는 관심이 있다면 오히려 지옥에나 좀 관심이 있습니다, 사람들 어렵다니까, 가서 좀 도와줄까 이런 생각은 좀 있어요.
(중략) 그러기 때문에 그런 생활을 해 본 것들이 나에겐 행운이요. 왜? 사는 데 별 걱정거리가 없고 지장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젊을 때 좀 뚜드려맞고 고문도 좀 당하고 절에서도 쫓겨나고 욕 얻어먹고, 이단아 취급받고 이래가 뭐 구박을 하도 받아노니까 이젠 어지간한 왕따에 대해서는 끄덕없어요, 면역이 생겨가지고. 그거를 겪을 때는 참 역경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놓고 보면 뭐,
어때요? 행운이에요. 인생 사는데 뭐랄까 굉장히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 것 같애요. 그래서 여러분이 생각할 때 어 저 스님이 55세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돼요. 솔직하게 말하면, 난 300세 정도 됩니다, 내가 사는 인생의 경험을 여러분과 비교하면. 그게 무슨 소리냐? 여러분은 주로 옷을 스무벌쯤 놔놓고, 우선 그거 구입한다고 시간 많이 보냈죠? 그럼 그거 세탁해야지, 아침마다 이거 입을까 저거 입을까 골리지, 음식도 또 그렇지, 자는 거도 그렇지.
그런데 저는 이런 게 하나도 없잖아요? 입은 옷대로 자고, 입은 옷대로 일하고, 입은 옷대로 외출하고, 음식도 주는 대로 먹고, 잠도 아무데나 자고. 그러니까 실지로 내가 세상에 투여하는 시간은 여러분들 백 배 넘습니다. 스님이 어떻게 그런 일을 다 하나? 실제로 여러분은 여러분이 먹고 살고 하는 시간 빼고 다른 시간 쓰는 시간이 몇 개나 돼요? 자기 인생도 못 살아가 매 부처님, 하느님 도와주세요 하다가 시간 다 보내잖아, 그죠? 부처님이, 좀 도와줄까? 아이고, 전 제가 알아서 살테니까 부처님 바쁘신데 저 사람한테 가보세요. 내라도 좀 부처님 덜 바쁘시게 해야 될 거 아녜요.
그러고 내가 시간이 좀 나면 아이고 부처님 저도 좀 돕겠습니다. 저는 인생관이 그래요. 우리 부처님이 깨닫고 나한테 준 그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에 더 이상 부처님 보고 뭐 해달라 이런 거는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생각해요. 부처님 좀 가만히 계십시오. 저희들이 부처님 대신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마음이에요. (중략)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고통스럽다, 뭐 이혼을 해서 어떻다, 사업이 어떻다, 애가 말 안듣는다, 다 괴롭고 싶은 핑계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런 중에도 여러분들이 괴롭지 않고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다리가 하나 부러져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암이다 그래도 빙긋이 웃을 수 있고, 남이 내 말 안 들어도, 응? (중략)
스님, 경험을 좀 하게 해 주세요. 여기 11월에 깨달음의 장 있으니까 가서 한번 해봐요. 5일만 딱 해보세요. 눈이 조금이라도, 바늘구멍이라도 떠지면, 삶이 달라집니다. (중략)
극락은 여기 있습니다. 어데 가서 별도의 극락을 찾아갈래요? 지금 이 자리에 있어도, 극락에 살면서도 극락인 줄 모르고, 미국 살면서 극락인 줄을 모르는데, 어데 가서, 북한 가서 극락 찾을라고 그래요? 살아서도 극락을 못 찾는데 죽어서 어데 가 찾는다는 거요? (중략) 그러니 자신에 대한 점검을 먼저 하셔야 됩니다.
안 그러면 죽을 때까지 노예노릇 합니다. 이 종교 저 종교, 이 스님 저 스님, 이 절 저 절, 이 종파 저 종파 팔려다니면서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늘 고삐 달린 소(가), 주인 땡기는 대로 다니듯이 이렇게 살다가 죽어요. 그래 제 얘기도 들을 것만 들으세요. (중략)
자 합장하세요. 부처님 마지막 한 말씀으로 마치겠습니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감사합니다.
<끝> <녹음 및 정리-SF정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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