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한인남성-10대 멕시칸 소년
회사원 김진기씨‘멘토 프로그램’통해
편모 슬하의 비니와 의형제 맺어
풋볼 같이 보고 고민상담 등‘친형처럼’
“비니를 작은 동생이라고 소개하면 모두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죠.”
한인 남성과 멕시칸 소년이 따듯한 우정과 형제애를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회사원 김진기(32)씨와 14세 멕시코계 소년 비니 가르시아. 6개월 전 오렌지카운티의 멘토(mentor) 프로그램인 ‘의형제 맺기’(Big Brothers Big Sisters)를 통해 김씨가 부모의 이혼으로 편모에서 자라는 가르시아를 만났다.
<김진기(왼쪽)씨는 멘토 프로그램 통해 만난 비니 가르시아와 특별한 우정을 쌓고 있다.>
김씨와 비니는 한 달에 서너 번씩 만나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한다. 아버지가 없는 비니가 엄마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남자들만의 이야기’도 상담하고 풋볼경기를 함께 보기도 하고 사춘기에 느끼는 반항심이나 친구들간의 갈등도 털어놓으며 친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
1.5세인 김씨는 자신도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떨어져 미국에서 어머니와 자랐기 때문에 아버지가 없는 비니에게 동병상련을 느낀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LA폭동을 겪으며 사회 현상이나 인생의 길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어 고민했던 기억이 있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인종이나 문화 차이 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이 우정이 깊어지며 서로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Korean Big Brother’과 쌓은 각별한 우정 덕분에 갈비와 불고기는 비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 가르시아군은 “형이 USC에서 MBA 과정에 다니는 것을 보고 나도 USC 의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김씨는 “멘토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다른 사회 활동보다는 구체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며 “한인사회도 이혼이나 기러기 가족 등으로 편부모 가정이 많아지는 만큼 비니와의 인연과 멘토 경험을 바탕으로 한인 사회에 걸맞은 멘토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멘토 프로그램 ‘의형제 맺기’(Big Brothers Big Sisters)는 한인사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1904년에 설립된 미국 최대의 멘토 단체로 편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5~18세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연결해 준다. 편부모 가정의 어린이들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형과 언니 역할을 해주는 일반인들과 연결해 채워주고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하게 해줘 탈선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오렌지카운티 ‘의형제 맺기’(Big Brothers Big Sisters) 프로그램 문의 (714)544-7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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