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풋볼 시즌 꼬리 무는 쇼킹한 ‘빅원’ 퍼레이드
USC·미시간·오클라호마·플로리다
명문 강호 줄줄이 고배
더 이상 절대강자-절대약자 구분 사라져
2007년 대학풋볼 시즌이 어쩌면 역사상 가장 많은 이변과 파란을 쏟아낸 예측불허의 격전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너무나 많은 ‘메이저’ 이변이 쏟아져 나와 이제는 과연 어느 것이 진짜 이변인지조차 헷갈릴 정도다.
시즌이 오픈되자마자 팬들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이변에 탄성을 내질렀다. 지난해까지 디비전 I-AA로 불렸던 챔피언십디비전의 애팔래치안 스테이트가 대학풋볼 역사상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명가’이자 전국랭킹 5위였던 미시간을 적지에서 침몰시킨 것. 서로간의 디비전이 틀린 팀들간의 대결이어서 도박사들이 아예 예상 점수차를 내놓지도 않았던 경기였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과연 이것이 대학풋볼 사상 최대 이변인지를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주 미시간이 또 다시 안방에서 오리건에게 대패하자 미시간이 생각만큼 강팀이 아니었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결론지어졌다. 그럼에도 불구, 이 결과가 충격적인 이변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
이 경기 후 3주만에 또 다른 ‘대 파란’이 터져 나왔다. 도박사들이 무려 37½점차 열세를 점쳤던 시라큐스가 적지에 들어가 당시 랭킹 18위였던 루이빌을 38-35로 때려눕힌 것.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예상 점수차로 볼 때 이 경기가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었다고 밝혔다. 어쩌면 애팔래치안 스테이트가 미시간을 꺾은 것보다 놀라운 결과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 결과 역시 나중 경기에서 루이빌 디펜스가 한여름날 아스팔트 바닥에 놓인 버터보다 더 소프트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대이변 이야기는 쑥 들어갔다.
진짜 쇼킹한 사건은 바로 지난 주말 LA에서 발생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이변들은 지난 6일 LA 콜로시엄에서 펼쳐진 ‘쇼크’에 비교할 때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AP전국랭킹 2위인 USC가 무려 40점차 열세라던 스탠포드에 23-24로 덜미 잡힌 것은 경기가 끝난 다음에도 믿겨지지 않았을 정도로 ‘경천동지’할 대 파란. 안방 콜로시엄에서 파죽의 35연승 가도를 질주하던 USC가 최근 수년간 팩-10 컨퍼런스의 ‘바닥깔개’ 노릇을 해 온 스탠포드에 진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고 USC팬들과 선수들은 잠시 넋을 잃을 정도로 큰 충격을 입었다. USC 피트 캐롤 감독조차 “오늘밤 지리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 심지어는 그들이 역전에 성공한 다음에도…”라고 말했을 정도. 시즌 시작전 USC가 대학풋볼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는 극찬을 보냈던 스탠포드의 짐 하버 감독은 “모든 스포츠 역사상 최대 이변일 것”이라고 단정할 만큼 흥분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이런 ‘빅원’급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놀라운 이변은 이밖에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바로 2주전에는 탑10팀 가운데 5개팀이 패하는 등 지난 2주동안 랭킹에 오른 팀이 진 게임만 20게임에 달했다. 미시간, USC는 물론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텍사스, 웨스트버지니아 등 우승후보들이 시즌이 반도 지나기 전에 모두 한 방씩을 얻어맞았다. 쇼킹한 결과가 속출하자 이제는 팬들도 웬만한 이변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도로 단련됐다. 이젠 더 이상 절대강자와 절대약자의 구분 자체가 사라진 것. 오히려 예측불허가 된 시즌의 판도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비록 확연한 전력의 격차는 있다하더라도 방심하면 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니 내셔널 챔피언을 꿈꾸는 팀들에겐 이제는 모든 경기가 지뢰밭이나 마찬가지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