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주 주택 경기는 엉망이지만 유일하게 잘 팔리는 집이 있다. 지붕에 태양열 발전 장치를 한 신축 주택이다. 전기 값도 줄이고 환경 보호도 하고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세금 혜택도 받고 이런저런 이유로 태양열 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훨씬 인기가 높다.
가주 정부는 33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100만 태양 지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설치하는 주택 건설업자들을 보조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 1%에 불과했던 신축 태양열 주택은 지금은 5%, 2015년에는 5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태양열 타일 제조회사인 선 파워사는 3,000채 신축 가주 주택 공사 주문을 이미 받아 놓고 있으며 이번 주 롱비치에서 열리고 있는 태양 에너지 컨벤션에는 작년 8,500명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1만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태양열이 석유를 대체할 날은 요원하다. 태양열 발전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석유와 석탄 등 이산화탄소 배출 에너지원을 대체할 유일한 현실적 수단은 핵 발전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핵 발전은 1979년 이래 사실상 동결된 상태이다.
1979년 3월 28일 펜실베니아 ‘스리 마일 아일랜드’ 인근 핵발전소에서 원자로 일부가 녹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발전소 주변 반경 5마일 내에 2만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음에도 미국인들의 핵 발전에 대한 공포는 비이성적으로 높아졌다. 그 후 7년 후 소련에서 체르노빌 발전소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핵 발전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 됐다.
핵 발전의 위험을 경고한 ‘차이나 신드롬‘이란 영화에 주연으로 나왔다가 이 사고가 일어난 후 핵 발전 반대 운동에 앞장선 제인 폰다와 논쟁을 벌이던 ‘수소 폭탄의 아버지’ 에드 텔러(당시 71세)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스리 마일 아일랜드’의 유일한 피해자는 나”라고 외쳤다는 일화가 있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최근 들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뉴저지에 본부를 둔 NRG 에너지는 이번 주 ‘스리 마일 아일랜드’ 사고 이후 처음 미국에서 핵발전소 건설 신청서를 제출했다. 54억에서 67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 공사가 2015년께 완성되면 200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32개의 새 핵발전소 건립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막혔던 봇물이 한꺼번에 터지는 셈이다.
이렇게 된 데는 부시 행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로 핵발전소 건설을 장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 감소와 함께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에서 나오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핵 발전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핵 발전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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