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밖 외국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것은 상식처럼 통용돼 왔다. 다수 재정전문가들도 이런 이유 전통적 관념 때문에 해외 지분은 주식 포트폴리오의 10%내지 20% 이내로 유지하라고 조언해 왔다. 해외 주식 비중이 많을 경우 IMF 사태 때와 같은 위기 발생시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 시장의 동요는 미국도 결코 안전한 투자처가 아님을 알게 했다. 최근의 위기는 외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촉발됐으며 미국 시장의 불안정성이 세계 다른 나라로 수출된 것이다. 미국이 반드시 세계 제일의 투자처가 돼야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나아가 미국 아닌 국가의 기업 주식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가장 안전한 투자처란 그간의 통념은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보듯 미국은 세계 금융위기의 발원지가 될 수 있고 하락하는 달러 가치를 감안하면 해외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미 국내 기업 편중 투자 오히려 안정성 해쳐
‘해외 투자=고위험’ 선입견 버리고 분산 꾀해야
401(k) 은퇴 플랜 내 해외 비중은 11%뿐
하락하는 달러가치 등 감안하면 비중 더 늘려야
ING 아메리카의 ‘글로벌 그로우스 앤드 인터내셔널’ 펀드 책임자인 우리 랜데스먼은 “최근 미국 금융 시장의 동요는 미국 기업 일변도의 편중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며 “해외 투자 비중 증가는 진작 했어야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본부에서 43억달러를 관리하는 그는 일본이나 유럽대륙보다는 영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다. 또 대만의 테크 기업들에 매우 열정적이다.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의 5~6%를 대만 테크 주식에 넣고 있다.
정치가 불안한 타이나 터키는 조심하라는 그는 개인 투자자인 경우 해외 주식에 포트폴리오의 40%내지 50%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비 미국 기업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펀드매입이 좋으며 특정 국가의 ETF나 펀드 매입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를 해야 하지만 개인 투자자 본인이 직접 하루 종일 컴퓨터 스크린을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해외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뮤추얼 펀드 그룹인 뱅가드에 의하면 전형적인 401(k) 은퇴 플랜의 경우 해외 투자 분은 11%에 그치고 있다.
뱅가드의 투자 상담 리서치 담당 엘른 리날디는 미국내 시장이 동요한다고 해서 급작스레 자금을 이동시키면 곤란하지만 일반 투자자들도 이젠 비미국 주식 펀드에 20% 정도는 투자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을 늘리는 편이 분산을 제대로 한 것이라는 지적. 하지만 30% 이상으로 늘리는 데는 반대다. 추가적인 위험과 비용이 들며 분산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최대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뱅가드는 토털 인터내셔널, 퍼시픽, 이머징 마켓 등 다양한 국제 뮤추얼 펀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머징 마켓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로 간주돼 왔으나 뱅가드의 지난 수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투자 자금도 엄청나게 늘었고 성과도 아주 좋았다.
오펜하이머펀드에서 200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아서 스타인메츠는 이머징 마켓에 50억달러를 투자해 놓고 있는데 “요즘 이머징 마켓은 옛날이 그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IMF사태가 터졌던 10년 전에 비해 아주 고도화되고 안정적으로 변했다.
일례로 과거 고위험 투자처였던 브라질은 1,600억달러의 외환준비고에 부채도 극적으로 줄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며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스타인메츠는 이머징 마켓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이 너무 올라 지금은 기다려야할 때라는 전문가 의견도 높다. 알링턴 소재 이머징마켓 매니지먼트사의 안토인 밴 애쥐트마엘은 이머징 마켓 가격은 최대로 올랐으며 “크게 오른 뒤에는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수개월이 아니라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머징 마켓은 좋은 투자”라고 지적했다.
타이밍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다르지만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다. 달러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고 무역적자를 줄여야할 미국의 입장을 감안하면 미국 자산 가치는 하락한다 할지라도 해외 자산 가치는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가 과거에 비해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머징 마켓의 기간산업(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미국보다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그 중 하나. 맨해턴 파이프 폭발, 미니애폴리스 교량 붕괴 등의 사고가 보여주듯 미국의 인프라 투자는 매년 5~6% 증가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해외의 인프라 투자는 20% 이상의 높은 증가율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모닝스타의 패트릭 도시는 “미국인들이 자국 기업 투자에만 과하게 투자해 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젠 해외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꼭 몇 %여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연령과 위험 수용 정도 등을 감안해 비중을 늘려야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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