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는 김모(50)씨는 얼마전 가게로 출근하다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상하다 싶어 병원을 찾았더니 협십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하루속히 수술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김씨는 수술시 5,000달러 디덕터블만 내면 되는 베이직 건강 플랜을 갖고 있었지만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수술 받기로 결정했다. 한국 굴지의 S의료원에 아는 심장 전문의가 있을 뿐 아니라 수술 후 회복에도 한국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김씨는 열흘 입원 후 회복기를 거쳐 미국을 돌아 왔다. 수술과 열흘 입원에 지출한 돈은 2,200만원. 약 2만5,000달러 정도였다.
김씨는 “미국에 있는 의사들에게 문의해 봤더니 이곳에서 받았더라면 20만달러는 족히 나왔을 수술이라고 하더라”며 “돈도 돈이지만 가족이 24시간 같이 있을 수 있는 한국 병실이 회복에 더욱 도움이 됐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최근 의료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미주한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무보험 한인들의 비율이 높은데다 대부분 과목의 진료비가 한국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을 찾거나 고국 방문길에 겸사겸사 진료를 받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 통하고 마음 편히 치료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기 돈 내며 한국에서 수술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국정부는 최근 ‘국제의료서비스 협의회’를 발족시켜 외국인 환자들의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협의회에는 35개의 대형의료기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외국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싱가폴, 태국, 인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저렴한 가격에 양질인 의료 치료를 내세워 외국인 유치에 나서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이제는 의료 서비스까지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의료서비스 협의회 관계자 말을 들어 보면 고국 방문길에 50만원에서 100만원대의 종합 건강검진을 받는 미주 한인들이 특히 많다. 의료비용이 미국과 별반 차이 없는 분야도 있지만 심장병과 암 진단 및 치료에서는 수준 뿐 아니라 비용면에서 한국의료기관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의료비 대란’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미국의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는 다른 국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에서 약값과 치료비 등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인접한 국가들로 건너 가 약을 구입하고 치료를 받는 이른바 ‘의료 난민’들도 늘고 있다. 미국인들은 멕시코를 찾아 가고 멕시코인들은 쿠바가 더 싸다며 바다를 건넌다.
보다 저렴한 비용과 좋은 서비스를 찾아 환자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점차 자연스런 풍속도가 돼 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모국’을 또 하나의 옵션으로 갖고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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