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돈 번다
<2> 다운타운 의류업계
톡톡 튀는 디자인은 먹힌다
경기영향 덜 받는 고가제품에 주력
LA다운타운 한인의류도매업계가 길게 드리운 불경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악’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업소들은 나름대로 주류시장 개척, 양질의 제품 생산, 창의적인 스타일 개발 등 다양한 해법으로 난관의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
불경기의 가장 큰 원인이 업소가 크게 늘어난 것에 따른 과당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의류 전문가들은 다운타운 의류업계는 옷을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입하는 것보다 급변하는 유행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를 살릴 경우 업소들은 침체국면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다운타운에는 현재 700~800개의 의류도매업소가 밀집해 있으며 현재 새 의류 상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1,000개는 쉽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독특한 디자인 으로 불경기를 이겨내고 있는 ‘아일린’의 직원이 청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
◆창의적인 스타일 개발
소매가격이 30~70달러인 중저가 청바지를 만들고 있는 샌패드로 홀세일마트의 ‘아일린’은 “불경기라고 말을 하지만 우리는 매출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이에 대해 ‘아일린’은 다른 업소와 차별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일린’이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에 앞서 우선 시장 분석에 나서는 것은 불문가지다.
의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업소가 만들어 유행시킨 옷을 다른 업소들이 그대로 복사, 가격을 내려 판매하는 것은 전체 시장을 어려움으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새삼 강조했다.
◆주류시장 개척
여성의류업체 ‘유닉스’의 이화천 사장은 2000년 뉴욕에서 열린 의류쇼를 시작으로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등 미 전국에서 열리는 의류관련 쇼를 열심히 찾아 다녔다. 처음에는 경비도 많이 들고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지난 2~3년 전부터 쇼를 찾아다닌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쇼 참가를 통해 얻은 결과가 일반 로컬 업소들에 판매해 얻는 소득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A폭동 등 불경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오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더 이상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형국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양질의 제품 생산
의류협회 회장을 지냈던 한 한인은 “고객들은 가격이 비싸도 좋은 제품은 구입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업소 제품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품질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 결과 단가는 올라갔지만 그가 만든 옷이 고객들에게 어필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기쁨을 맛봤다.
또한 매출 증가를 위해서는 철저한 고객관리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초등, 중학생 교복을 생산하고 있는 JB보이스의 최대호 사장은 “다른 업소의 가격을 살펴본 후 제품의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옷을 사간 고객 업소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자금 운영
원사를 취급하는 한 업소는 “물품 대금을 제때 지불하는 의류업소에 좋은 원사를 미리 공급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이 업소는 “의류 도매업소들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사업소는 “좋은 원자재로 옷을 만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효율적인 자금을 운영하는 업소는 불경기가 오히려 호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원식 한인의류협회 회장은 “운영비를 절감하고 차별화된 제품 생산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다면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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