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집집마다 ‘전쟁’이다. 방학동안 늦잠 자는 데 길든 아이들을 등교 시간에 맞춰 깨우고 아침 먹여 학교 보내려면 부모들은 아침마다 ‘전쟁’이다. 으레 큰 소리가 여러 번 나야 아이들은 움직이기 마련인데 그렇게 아이들을 등 떠밀어 학교까지 데리고 가면 거기서는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대략 10분 사이에 밀려드는 수백 대의 차량 전쟁이다.
학교 입구 큰길에서부터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러다 지각하겠다 싶으면 주차금지·정차금지 구역 가리지 않고 마구 주차하고, 그 옆으로 이중삼중 주차하며 아이들을 내려놓고, 심하면 길 건너편에 차를 세워 아이가 횡단보도도 아닌 길을 건너게 하는 등 한바탕의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막 개학한 학년 초에는 특히 그 혼잡이 심하기 마련. 학교마다 효과적인 교통정리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들을 하고 있다.
근년 많은 학교들이 도입하는 방안은 ‘안전 발레 프로그램’. 학부모나 고학년 학생들이 학교 정문 앞 지정된 장소에 서 있다가 도착하는 차량의 문을 열고 학생을 교내로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모가 아이를 데려다 주느라 주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량 정체현상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보다 전통적인 프로그램은 학부모들이 등하교 시간에 ‘교통순경’ 역할을 하는 것. LA 지역 한인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한인 학부모들이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는 데 종종 얌체 학부모들이 있어 골치를 앓는다. 예를 들면 남의 집 드라이브 웨이를 살짝 막으며 차를 세우는 경우. 혹은 쓰레기 차 오는 날 인근 주민들이 길가에 내놓은 쓰레기통을 치우고 그 자리에 차를 세우는 학부모도 있다.
이때 자원봉사자들을 정말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차를 옮기라는 충고에 버럭 화를 내는 학부모들이다. 봉사자들은 대개 한인 주부들인데 이들 여성의 충고에 “네가 뭔데 그러느냐”며 욕설을 퍼붓는 한인 남성들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이 다수인 학교의 이색 풍경은 하교 시의 학원차량 행렬. 여러 학원 차량들이 제각각 여러 학교들을 돌며 학생들을 픽업하는 데 학기 초에는 서로 얼굴을 잘 모르다 보니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진다. 이 학원 차량이 다른 학원 학생을 픽업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것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영희야!”“철수야!” 떼 지어 이름을 불러대는 소동도 학기 초에 흔한 풍경. 픽업해야 할 아이를 못 찾으면 학원차량 운전기사가 다른 아이들을 차에 남겨둔 채 아이 이름을 부르며 찾아 다녀서 타민족 학부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부모가 직접 아이를 픽업하지 않고 학원에 맡기는 경우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막연하게 “학교 끝나면 픽업 한다”로는 곤란하다. 정확히 몇 시에, 학교의 어느 장소에서 픽업할지, 길이 막혀 차가 늦어질 때는 어떻게 할지를 사전에 분명히 해야 아이는 울고, 부모는 당황하고, 학원기사는 엉뚱한 데를 찾아다니는 소동을 피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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