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라크 주둔 미군을 3년 내에 절반으로 감축하고 미군의 완전 철수 및 이라크군으로 치안권 이양을 5년 내에 실현하도록 촉구하는 미국 전문가들의 새로운 ‘이라크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에는 이라크 각 정파들과 ‘집중적인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요구됐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전직 관리와 대사,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싱크탱크 및 대학 내 이라크 연구진 등 2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위원회는 이날 이라크: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리 해밀턴 전 의원 주도로 지난해 12월 이라크 보고서를 낸 ‘이라크연구그룹(ISG)’에 조언했던 전문가 상당수가 참여했으며, 보고서는 이번주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문제 재평가를 앞두고 공개됐다.
보고서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너무 많은 도전에 직면, 이라크에 현 수준의 노력이나 증강 이전의 병력 배치조차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진을 위해 더 분명한 길을 찾아야 할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협상에 참여할 경우 보스니아의 사례를 본떠 권력 공유와 헌법개정, 석유자원 문제, 지방선거, 바트당 전직 회원들에 대한 금지 완화, 키르쿠크의 미래 등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휴회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앞서 ISG 보고서가 이란과 시리아의 도움을 받도록 조언해 논쟁을 불러왔던 것과 달리 이번 보고서는 이란이 이라크 정치를 통제하려는 시도나 이라크 무장세력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차단해야 하지만 이란과 직접 대화를 계속하고 이웃 국가로서 이란의 이익도 일부 수용할 것을 제시했다.
미국과 이란이 영향력 문제를 놓고 제로섬 게임에 집착한다면 이라크는 계속 혼란에 머무를 것이고 미국도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밖에 보고서는 이라크의 안정화 실패에 이웃 국가들의 책임을 언급하면서 미국에는 이라크 때문에 그 지역에서 주요 동맹국들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평화연구소의 대니얼 서워 부소장은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이라크의 정치적 화해를 위한 길은 열려 있다며 이라크 내 정치인들로서는 이 기회를 완전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관리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불참을 요구하는 것으로 ISG의 재소집을 막았지만, 평화연구소측은 관련 전문가를 다시 모아 이번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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