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한용운) 스님의 가르침은
산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것
2007년 만해대상 받은 미 불교학자
루이스 랭카스터 전 UC버클리 교수
만해 스님은 불교가 산속에 머물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길 바랐던 근대 한국불교의 선각자였습니다.
강원도 인제에서 열리는 만해축전(11-13일)에서 만해대상 포교부문상을 받는 미국의 루이스 랭카스터(74, 사진) 전 버클리대 교수는 평소 존경했던 만해스님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되어 더 없이 기쁘지만 이 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내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만해스님의 용기와 시대를 앞서는 창의성에 대한 평가는 세대를 넘어서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그가 염원했던 조국의 독립이 이뤄졌고, 불교 수행과 사찰들은 현대사회에서 삶의 중심으로 옮겨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이 세계시민의 구성원이 되길 바랐던 만해스님의 뜻대로 한국은 이제 세계적인 나라가 됐고 수많은 한국학생들이 세계 곳곳에서 공부하고 있다면서 나아가 오늘날 한국불교는 새로운 미디어를 받아들여 라디오, 텔레비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해 불교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해스님의 시 ‘님의 침묵’을 무척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만해스님은 매우 훌륭한 시인이어서 그가 사용한 감정표현의 시어들은 깊은 감동을 준다면서 그의 시들은 형식상으로는 연애시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 속에는 철학적 통찰과 함께 삶을 긍정하는 힘이 내재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랭카스터 전 교수는 1970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가 생동감 넘치는 한국불교에 매료된 이후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고 후진을 양성하는 일을 하게 됐다면서 한국학 연구자로는 처음으로 올해 미국 동양학회(AAS) 회장에 선출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로버트 버스웰 교수, 고려대 철학과 조성택 교수, 서울대 철학과 조은수 교수 등이 자신의 제자라고 밝혔다.
해인사 고려대장경 서지 목록을 영문으로 출판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던 랭카스터 전 교수는 1970년대에 활발했던 한국불교를 티베트 불교처럼 세계 무대에 확고하게 자리잡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과거 불교가 흥성했던 중국, 베트남, 몽골, 라오스처럼 한국불교는 과거 5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명상이나 참선 등 불교적 수행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미국 국립건강연구소에서는 명상이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중이고, 심리학계에서도 불교를 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등 불교는 현대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문제를 풀어줄 대안을 제시하는 종교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떤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불교학자이지만 주변 사람들이나 아내까지 모두 나를 불교도로 여긴다면서 올 가을에는 미국에서 심리치료사와 심리상담가를 대상으로 수행이론 등을 중심으로 한 불교심리학을 강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부터 고려대 국제하계학교에서 ‘한국문화에 끼친 유라시아의 영향’,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등을 주제로 6주간 강의했던 그는 이달 16-24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인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학생 40여명과 함께 베트남 불교유적지를 지도로 작성해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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