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세계화 위한 주춧돌 다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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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도 이제 넓은 세계를 향해 나갈 때가 됐습니다.
한국내 최대 도심사찰로 꼽히는 능인선원(강남구 포이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지광(智光·57) 스님이 법문집 ‘’정진, 행복을 부르는 힘’’(랜덤하우스)을 냈다. 20여년간 포교에 전념해온 지광스님이 책을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출간을 계기로 최근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만난 지광 스님은 산사의 메아리 같은 불교의 은둔자적 측면도 아름답지만 혼탁한 세상에서 중생과 더불어 울고 웃고 몸부림치는 것도 아름답다면서 오랜 세월 도심에 살면서 보았던 신도들의 애환과 고통에 동참해 그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이어 출가 전 세속에 머물 때는 체제에 저항하다가 쫓기는 신세가 되고 모진 고문까지 당했으며, 폐병과 신장염 등 질병으로 죽음 가까이 갔던 적도 있다면서 이 책은 나의 인생 전반에 걸친 고통과의 싸움 끝에 얻은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생활 속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나가는 삶이야말로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며 여기에 이르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은 바로 끊임없는 정진(精進)이라고 강조했다.
지광 스님은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한국불교를 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책을 미국의 세계적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에서 낸 이유도 영역 출간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미국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 초청돼 강연하면서 한국불교가 국내용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의 스님들이 종단의 권력싸움에나 빠져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됩니다. 달라이 라마나 틱낫한 스님이 노령으로 물러날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릴 토대를 지금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지광 스님은 한국불교 세계화에 나설 불교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현재 경기도 화성에 한국불교대학원대학을 세워 개교를 앞두고 있으며, 뉴욕 인근에도 뉴욕국제대학(NYIU)의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인들을 만나보니 ‘당신들은 왜 앉혀놓으려고만 하느냐’며 전통적인 참선수행법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더군요.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대화를 통해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선과 병행해 불교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을 강조할 경우 한국불교가 서양인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질 거라고 봅니다.
그는 해체주의를 표방하는 서구의 포스트모더니즘과 불교사상은 얼마간 닮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해체의 궁극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면서 불교는 수행을 통해 마음의 가면을 계속 벗겨나가 궁극에서 진여(眞如)와 공(空)을 만난다는 점에서 서구사상이 제시하지 못한 해답을 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불교의 특성은 우주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화엄사상과 선(禪)을 결합한 데 있다고 말하고 참선을 통해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한국불교가 세계무대에서 호소력을 가질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기자출신으로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된 뒤 입산 출가했던 지광스님은 1985년 서울 서초동에 선방 능인선원을 열어 도심 전법활동을 시작했다. 능인선원은 현재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신도 수가 25만 명에 이르는 거대 사찰로 성장했다.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따로 있나요? 분별없는 욕망에 끌려다니는 나, 마음 속에서 번뇌를 일으키는 ‘가짜 나’를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때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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