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기도 도중에 법당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뒤돌아 보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절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기도정근을 하고 있는데 염불을 따라외는 소리가 심상치 않는 젊은 목소리였다. ‘기도 참 잘하는구만’ 하고 생각했다. 축원을 마치고 보니 초등학교 때 우리 좋은절에서 룸비니학생회 활동을 했던 아이였다. 벌써 훌쩍 커서 군대도 복역하고 대학에 복학하여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가끔 그 당시 활동했던 아이들이 종종 사찰에 오지만, 이들이 불교의 가르침에 감사할 줄 알고 어린시절부터 이어서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다.
새싹포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낀다. 그 아이들이 커서 사회의 일꾼이 되어도 참다운 불자로서 참된 삶을 꾸려나갈 것으로 믿는다.
과거 불교에 흥망을 이야기 하지 말고 현실불교를 인식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미래 지향적인 불교를 만들어가는 구심점을 찾고 미래포교를 연구하는 포교종합시스템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린이법회 역시 첫 시작은 어렵다고 해도 막상 시작해서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면 금세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절 노보살은 절에 아이들이 몰려오면, “스님, 학생들이 와요!”라고 소리친다. 조금 있으면 왁자지껄한 소리로 경내가 시끌시끌하다. 법당을 나가보면 15명 정도가 모여 앉아 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있으면 법회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소개부터 권한다. “저는 이성수이고 제 여동생은 이정아입니다. 둘이 같이 왔어요. 저기 어머니도 오셨어요.” 학생법회가 끝나고 성수 어머니를 만났다. “아이들 데리고 함께 법회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신심이 대단하십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이들이 저를 데리고 왔어요, 저는 절에 처음 왔습니다.”
깜짝 놀라 사연을 들었다. 어머니 왈 “스님께서 일주일전에 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안내문을 나누어 주는 것을 보면서 우리 애들이 스님 계신 절에 가고싶다고 해서 함께 오게 됐습니다. 제가 신심이 깊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불심에 제가 따라온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들과 시간이 나면 자주 부처님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스님, 우리 아이들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니는 마치 초등학교 담임 선생에게 자식을 부탁하듯 간절하게 말했다.
“보살님도 이렇게 인연이 되었으니 좋은 인연 함께 합시다. 우리절에 법회 때마다 꼭 나오시지요!” “글쎄 저는 하는 일이 있어 시간이 허락할지 약속을 하지 못하겠네요.” 그 어머니 외에도 학생법회에 아이들과 함께 절을 찾아오는 부모들은 학부모의 심정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마음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사설학원과 과외풍토가 과열되는 가운데, 절에서 자연스럽게 심성교육을 하고 한문강좌와 같이 경전공부와 병행하며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부모도 있다.
그중 무료 한문강좌는 대성공이었다. 150명의 아이들이 접수했다.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추가 신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어린이 청소년 학생법회는 공부도 하고 신심도 쌓고 주민들에게 ‘공신력’까지 얻게 되었다.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우리절 학생법회가 강산이 변해도 10여년간 변함없이 이어온 동력이다.
※ 이 글은 불교관련 웹사이트에서 퍼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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