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같은 것이 꼭 필요한가요?”- 해마다 몇 차례씩 듣는 질문이다. 초등학생 학부모부터 음악 전공 대학원생까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의 음악 수준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콩쿠르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수준이 되고 준비가 된 시점부터 매해 한두번씩 도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콩쿠르(concours)란 프랑스어로 음악이나 미술, 무용을 장려할 목적으로 그 실력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여는 경연대회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흔히 ‘Competition’이라고 하는데, 이는 단순히 예술적인 범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이나 과학, 작문, 스펠링 등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인‘아메리칸 아이돌’같은 탤런트 쇼도 ‘Competition’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연대회는 남과 시합을 함으로써 우열을 가리는데 그 의미가 있다. 결국 경연대회의 목적은 상대방과 경쟁해서 이기는데 있고, 그 결과로 얻는 상금과 트로피, 메달 등의 부상은 기쁨을 배로 느끼게 한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것은 경연대회가 주는 가장 큰 부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효과는 대단하다. 타이거 우즈나 마이크 타이슨, 마이클 조단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맨에서부터 정경화, 정명훈, 조수미, 신영옥 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인 역시, 각종 경기와 콩쿠르를 통해 스타가 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거친 세계적인 음악 콩쿠르는 차이코프스키, 퀸 엘리자베스, 쇼팽 국제 콩쿠르 등이 대표적이다. 성악 분야에서는 메트로폴리탄 국제 콩쿠르와 같은 저명한 콩쿠르를 통해 프리마돈나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계적인 경연대회는 입상자들의 장래를 어느 정도 후원해 주기 때문에 한번 입상하는 것만으로도 미래가 보장되기도 한다. 물론 입상 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콩쿠르 이전보다 더욱 피땀어린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대회에 도전했을 때, 짜릿한 성공을 맛보는 때도 있고 고배를 들이켜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성공은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목표를 두고, 수많은 실패와 과오를 반복한다. 그러나 실패의 과정을 통해 한걸음씩 나아가게 된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닌 성공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교훈이 될 것이다.
때로는 경쟁의 부담이 자녀들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가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부담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스스로 과소평가 하는 아이들에겐 자신을 더 사랑하고 숨은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콩쿠르는 분명 음악을 하는 아이들에게 던져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장이다.
눈사람을 만들려고 눈을 뭉쳐 굴릴 때 처음에는 좀처럼 커지지 않아 짜증스럽다. 그러나 손과 귀가 꽁꽁 얼어도 굴리고 또 굴리다 보면 눈덩이는 서서히 불어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가속이 붙어 어린 나의 몸집보다 더 큰 눈덩이를 굴리던 기억이 난다.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한다면 눈사람처럼,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앤드류 박 / 베대스다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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