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옹 코티야르는 피아프의 죽음의 침상에서의 연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피아프가 팬들이 던진 장미꽃들 사이에서 노래 부르고 있다.
“그녀의 모든 것에 나를 던졌다”
오늘 개봉되는 프랑스의 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그린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영화평 위크엔드판)에서 피아프역을 맡은 마리옹 코티야르와의 인터뷰가 최근 베벌리힐스의 포 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하얀 피부에 편도 눈을 한 앳된 얼굴의 코티야르는 유창한 영어로 질문에 답했는데 미국 팬들에게는 지난해 러셀 크로우와 공연한 로맨틱 코미디 ‘풍년’(A Good Year)으로 소개된 바 있다.
짧은 생애, 꽉찬 삶… 내면적 이해 주력
하루 3~5시간 분장… 음성지도까지 받아
-피아프역이 당신에게 제공됐을 때 소감은 어땠는가.
▲난 말문을 잃었었다. 각본을 읽고 그 뛰어난 내용에 완전히 몰입됐었다. 역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흥분을 금치 못했었다.
-당신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피아프에로의 변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분장에 써야 했는가.
▲하루 3~5시간씩 걸렸다. 머리칼의 일부와 눈썹을 면도해야 했다.
-역을 맡아하면서 피아프의 어느 면이 당신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는가.
▲피아프가 마치 파도처럼 행복과 비극을 계속 번갈아가며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그녀가 의사들의 비관에도 불구하고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을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은 심오한 드라마라고 하겠다. 그는 정열과 생명력과 사랑의 화신이었다.
-피아프의 2차대전 중 레지스탕스 활동과 그의 연인이요 지인들이었던 이브 몽탕과 장 콕토에 대한 묘사가 없는데.
▲피아프는 47년이란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것이 너무나 가득 찬 삶이어서 그의 모든 얘기를 하려면 아마도 5시간짜리 영화가 됐을 것이다.
-리들리 스캇이 감독한 당신의 미국 영화 ‘풍년’은 여기서 실패했는데 프랑스에서는 어땠는가. 당신은 할리웃이 부르면 이곳으로 올 용의가 있는가.
▲프랑스서도 흥행이 안됐다. 좋은 얘기만 있다면 난 어디든지 갈 용의가 있다.
-립 싱킹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가.
▲영화에서 정말로 하기 힘들었던 것이 그것이었다. 끊임없이 연습했다. 몸의 작은 움직임에도 음성이 변하기 때문에 음성 코치를 요청한 뒤 피아프의 몸과 머리의 위치와 소리와 침묵의 길이 등에 대해 지도를 받았다. 기진맥진할 만큼 연습했다.
-연약하고 술과 약물에 파괴된 피아프의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찬 음성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피아프는 무대에 서면 힘이 솟았는데 청중의 사랑이 그에게 밀고나갈 에너지를 줬다고 생각한다.
-‘아니야,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는 피아프의 생애 마지막에 녹음한 것이 사실인가.
▲그렇다. 피아프가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1961년께로 그 때 그는 노래를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이 노래가 그를 구원했고 이 노래 때문에 삶의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피아프처럼 보이고 행동하고 움직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난 그녀를 결코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에서부터 시작하기로 작정했었다. 그와 같은 행동과 동작을 갖추기보다는 피아프라는 여인을 이해하려고 했다. 물론 그의 모습을 수없이 보고 노래도 수 없이 들었지만 이와 함께 그를 진정 이해하려고 시도했다. 나 자신을 완전히 내버림으로써만이 피아프를 표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풍년’ 찍을 때 경험에 대해 말해 달라.
▲모두들 행복했다. 러셀 크로우는 매우 단순한 사람이다. 함께 대화를 나누기가 아주 쉬운 사람으로 그는 연기를 실제 삶처럼 해 함께 있기가 아주 즐거웠다.
-당신은 노래하기를 좋아하는가. 피아프의 노래 중 좋아하는 것은.
▲나는 노래하기를 아주 좋아한다. 언젠가 뮤지컬을 하고 싶다. 피아프의 노래 중에서 ‘군중’’파담파담’ ‘사랑의 송가’ 그리고 ‘아니야,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를 좋아한다.
-피아프를 알았던 사람이 당신에게 뭐라고 피아프에 관해 말해 주었나.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를 만나 우리는 지금 친구가 되었다. 이 친구는 내게 피아프는 비극과 고통을 넘어 진실로 삶을 사랑했고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고 또 공유하기를 좋아했다고 알려줬다.
-감정적으로 어떻게 역에 몰입할 수 있었나.
▲나는 몇 달간 놀랍고 믿을 수 없으며 또 감정적인 피아프라는 여자와 함께 살았다. 기술적으로는 내 감정을 피아프의 감정이 마음대로 쓰도록 했다. 비록 나와 피아프는 두 개의 다른 사람이었지만 내면적으로 하나였다. 피아프의 감정에 대한 나의 헌신 후 그와 헤어지려니 큰 공허를 느꼈었다. 그로부터 나를 완전히 분리시키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당신 가족에 대해 말해 달라.
▲나의 부모가 내게 준 것은 자유와 존경이었다. 그들은 늘 내게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존경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는 늘 인생에는 선택이 있다는 것을 주지시켰다.
-누구의 노래를 좋아하는가.
▲난 오티스 레딩과 재니스 조플린이 없으면 못 산다. 그리고 포레의 ‘진혼곡’과 프랑스 가수 세르지 갱스부르의 노래를 좋아한다.
-당신이 입은 의상들은 피아프가 입었던 것과 똑같은가.
▲그렇다. 디자이너가 연구해 가급적 사실에 가깝게 만들었다. 특히 무대의상이 더 그렇다.
-피아프는 주위 사람들에게 독재적으로 굴었는데 그런 행동이 예술가라 해서 용서될 수 있는가.
▲피아프가 독재자처럼 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그의 어두운 측면으로 피아프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혼자 있는 것을 죽는 것보다 더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자신의 명성을 더러 남용하긴 했지만 난 피아프를 심판할 권리가 없다.
-피아프 연기를 하면서 어느 부분이 매우 힘들었는가.
▲죽는 장면이었다. 정신착란 상태의 순간순간을 진짜처럼 묘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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