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국에서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졌지만, 아직도 여성은 집안일이 주업이고 바깥일은 부업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유교의 영향이 알게 모르게 남아 있는 탓일 것이다.
마음의 자세를 가르치는 명심보감을 보면 부행편에 부녀자가 할일 4가지가 나와 있다. 그 첫째는 맑고 곧은 절개를 갖고, 분수를 가리며,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행실을 법도에 맞게 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용모를 다정히 하고, 셋째는 말을 가려서 하며, 넷째는 음식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한국여성들은 남자를 떠받드는 남존여비 사상과 가난한 사회 환경 속에서 남의 눈에 띄이지 않게 자기 발전을 위해 끈임 없이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여성들이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1960년 초였다. 그때 나는 젊은 사업가 모임(Young Businessmen’s Club)을 이끌고 있었는데, 그 때 클럽 고문이 젊은 미국인 여자 선교사였다. 그녀는 한국 가정집에 살면서 한국의 풍속을 연구하였다.
그녀는 한국여자들이 불평 없이 어려운 집안일을 잘 꾸려 나가며 가정을 실질적으로 발전 시켜 나가는데 감명을 받았다 했다.
지난달 25일 월스트릿 저널은 138명의 최상급 LPGA 골프선수 중에서 거의 25%인 34명이 한국 여자선수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한국여성 중에서 골프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 분석을 보면 한국여성의 90%가 대학에 가지만 한창 일할 나이에 일자리를 갖고 있는 여성은 52%(미국은 67%)뿐이다. 한국에서 여성 대 남성의 수입 격차는 미국의 21%에 비해 훨씬 높은 40%에 달한다. 다시 말해 한국여성들은 이러한 역경을 딛고 자기의 길을 닦아온 것이다. 그만큼 남보다 더 열심히 마음과 기량을 닦았다는 것이다.
한국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아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지가 큰 관심거리이다. 무엇이 훌륭한 한국대통령의 자질인가? 나는 그 첫째가 어려움 속에서 갈고 닦아진 굳건한 사람됨이라 생각한다. 흔들림 없이 나라와 국민을 이해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그래야 얽히고 요동치는 정치판에서 혜안을 가지고 한 나라를 이끌지 않겠는가.
둘째로는 뜻을 같이하고 일사불란하게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모이게 하고, 그들이 서로 협력하며 일할 수 있게 자상한 배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다. 나라를 이끄는 비전과 정책 그리고 그 실행은 이들 팀의 산물이다. 이는 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
이승만 정권 때는 해방의 혼란 속에서 구심점을 찾는 것이었고, 다음에는 유일한 큰 조직인 군부에서 경제발전이 목적인 정치 지도자가 나왔고, 그 다음 민주화의 물결에 따라 이념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니 한국도 여러 형태의 정치 지도자를 경험한 것이다.
보통사람인 나의 눈에는 밀어 붙이는 스타일의 경제발전 정책은 큰 반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혁이란 이념을 갖고 너무 바람몰이를 하는 일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금 한국은 실속 있고 차분하게 나라의 힘을 민주적으로 쌓아 올리는 일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에서 대통령이 남자냐 여자냐를 따질 필요는 없다. 다만 지도자로서의 능력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도 여자는 유약해서 정치 지도력이 약하다는 선입관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한 고정관념은 이제 없어져야 하겠다. 한국여성의 인내심과 주위사람들을 편하게 보듬는 마음은 지도력에 보탬이 될지언정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권대원 KAFT.NET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