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살건 사람이 사는 것에는 외양에 큰 차이가 없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은 대부분 인간들의 동일한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개개인이 실제 삶속에서 느끼는 의미에 차이가 나고 행복의 정도가 다른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많은 경우 외부적 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대답들을 한다. 태어난 환경, 그리고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이런저런 상황들에 의해 삶이 모습을 만들어가고 그런 가운데 행복과 고통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것은 그 사람의 내면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가치관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최근 발생한 한인 관련 범죄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는 흔히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외부적 환경에 대해 분석하고 그 범행동기를 찾으며 분석한다. 벌어진 일의 해결을 위해서는 그 방법이 가장 객관적일뿐 아니라 법질서 상 그 내면의 가치까지 추론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범죄 원인분석에 앞서 범죄 자체의 예방을 위해 우리는 각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요즘 들어 가족의 소중함이 붕괴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친족살인이 자주 신문지상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이해하기 힘든 온갖 범죄와 사건·사고들이 신문의 사회면을 매일 같이 채우고 있다. 이런 현상은 많은 개인이 ‘모럴 해저드’에 이미 빠져 있거나 그 안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무역센터협회(WTCA)의 수석 부총재직을 맡고 있는 이희돈 박사의 강연을 최근 들은 적이 있다. 비행기 삯만을 들고 온 유학생으로 큰 성공을 이루게 된 그 분의 강연은 비록 종교적 간증이었지만 내면에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관들을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가족에 대한 헌신과 존중, 삶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험정신, 타인에 대한 깊은 사랑, 겸손함…. 이러한 긍정적인 가치관들이 현재의 그 분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역할모델’이란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우리처럼 미국에서 힘겹게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고 살고 있는 한인 청년들에게는 매우 적합한 역할모델이 아닐까 싶다.
이희돈 박사가 내면에서 어려움들에 직면했을 때 우회도로를 선택했거나 넘어서기를 포기했더라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좌절과 실패가 삶 자체를 부정적으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른다.
이 분뿐만 아니더라도 보통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삶 속에서 다시 재기한 사람들의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들의 공통된 모습은 삶에 적극적이며 어떠한 고집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고집은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내적 가치의 견고함이다. 이 견고함만 있다면 외부 상황은 우리 삶에 그저 종속물일 뿐이다.
삶의 과정 중에 힘겹고 도저히 헤쳐 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때, 우리가 내면에 쌓아놓은 그 견고한 성벽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요즘 한국이나 이곳 젊은이들의 모습은 기성세대들이 볼 때 매우 낯설고 위태롭게 보일 만큼 개성들이 다양하다. 그 다양함은 역동적인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제는 다양함이 개개인의 견고한 가치관 위에 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김유정 법무법인 비전 LA지사 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