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로 처리된 말린 사과, 항생제 덩어리 냉동 메기, 대장균 득실대는 가리비와 정어리, 불법 살충제 팍팍 뿌린 버섯”
며칠 전 워싱턴포스트가 예로든 불량식품 목록이다. 듣기만 해도 속이 거북스런 이들 식품은 모두 중국산 수입품들. 지난달 연방 식품의약국 감사관들이 식품 안전법규 위반으로 적발해 압류한 107건 중 몇가지이다.
애완동물 사료 파동 이후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가워졌다. 애완용 개들이 먹고 목숨을 잃었다면 사람이라고 안전할까 하는 불안감이 슬슬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때맞춰 미디어들이 중국산 불량식품에 대해 대서특필,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잔뜩 높여 놓았다.
중국이 가짜 상품의 천국인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다. 양주, 화장품, 의약품, 핸드백, 옷, 구두, CD, DVD 등 온갖 상품들을 불법 제조해 전 세계로 뿌린다. 할리우드나 한국에서 한창 상영 중인 영화라도 중국에 가면 벌써 DVD로 나와 있는 게 보통이다. 불법복제이다 보니 값이 싸서 소비자들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불법·가짜 상품이 다른 게 아니라 사람이 먹는 식품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04년 중국의 한 동네에서는 아기들 10여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원인은 영양실조. 아기들의 생명줄인 조제유에 영양성분은 넣지 않고 무늬만 분유로 만들었다니 천벌을 받을 일이다.
그래서 식품을 살 때면 생산지를 확인하는 게 이제는 장보기의 요령이 되었다. 특히 한국식품은 중국산이 많아서 중국산인가 한국산인가 따지는 게 한인주부들의 습관이 되었다. 중국산 김치는 기생충 알이 있다고 해서 기피한 지 오래 되었고, 고춧가루도 색깔이 유난히 곱다 싶으면 물감 섞은 중국산인 것 같아 불안하고, 새우젓도 너무 깨끗하면 방부제 섞인 중국산이다 싶어 피하게 된다.
반면 미국 식품들은 ‘미국산’이니까 안심하고 구입하는 데 그게 또 마냥 안심할 일이 아니다. 제조회사는 미국회사이지만 식품 안에 든 재료가 어디서 온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예를 들면 미국인들의 인기 간식인 트윙키. 미주리주 캔서스시티에 있는 회사에서 만드는 이 달콤한 케익에는 39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중에서 방부제, 빨강 노랑의 식용물감, 비타민 B 등 첨가물들은 십중팔구 중국산이다.
빵이나 시리얼, 밀가루에 들어가는 엽산, 소다나 과일맛 음료수에 들어가는 구연산, 곰팡이 슬지 말라고 치즈 등에 넣는 방부제, 바닐라 같은 향미료 등 식품 첨가제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한다. 전세계 생산량의 80%를 중국에서 만드는 품목도 있다.
10년 전 만해도 미국과 유럽에 있던 공장들이 모두 중국으로 자리를 옮긴 결과이다. 환경규제 없고, 생산원가가 싸니 기업으로서는 금상첨화이다. 이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백번 잘 한일인데 그게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니 문제이다. 말로는 구연산, 비타민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 뭘 섞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 세상이 복잡해지니 먹는 일도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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