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날 연합법회
12일(토) 오후 2시 캠벨 헤리티지극장
얼마나 멀리서 / 멀리서 오셨는가 / 불에도 타지 않고 /
물에도 젖지 않는 / 오로지 한마음 / 한마음을 간직하고 /
그 머언 언덕에서 / 이 세상에 오셨는가…
2551년. 이번 주 첫머리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그
즈음의 눈으로는 머리로는 기록적 한파가 몰아닥쳤던 불과
두어달 전이 꼭 아득한 옛날인 듯 싶다. 그런 잣대로 보면
2551년은 길디긴 시간이다. 그러나 ‘눈을 뜨고 바라보면’
어디서나 부처님 모습, ‘귀를 열고 들어보면’ 언제나
부처님 음성 아니런가.
시방삼세 모든 유정한 것들과 온갖 무정한 것들의 실존적
본질을 꿰뚫어보고, 따라서 세상사람들이 아등바등
허우적대는 괴로움의 저 밑뿌리를 샅샅이 훑어보고, 그
고해에서 벗어나 참자유(열반)의 언덕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했던, 게다가 그 길이 손 닿기 어렵고 발 닿기
까탈스런 어느 먼 곳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 내 안에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일깨워줬던, 실제로 무수한
중생들이 한 생각 바로 돌려 속진 털어내고 참자유의
법열을 만끽하게 해줬던 인류의 대스승 고타마 싯다르타,
이름하여 이 땅의 모든 따르는 자들이 한량없는 존경과
경탄으로 붙여올린 존칭 ‘부처님’은 2500여년 전 어느때쯤
살다간 과거형이 아니라 언제나 어디서나 현재(現在)한다.
북가주 한인사회 불교마을 법우들이 부처님 오신날(음력
4월초파일, 올해양력 5월24일)을 열이틀 앞당겨 함께
감사하고 더불어 기뻐하는 연합봉축행사를 연다. 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란 슬로건 아래 대한불교 조계종
북가주 승가회가 주최하고 북가주 재가신도 연합회와
북가주 젊은불자 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1부
봉축법어 및 수계법회 ▷봉축 한마당(영산재)로 나뉘어
이번주 토요일(12일)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동안 캠벨의
헤리티지극장에서 펼쳐진다.
’뿔뿔이 따로’였던 북가주 불자들이 언제는 그 흔한
군불도 안 때는가 싶더니 또 언제는 하릴없이 군불만
때는가 싶더니 어느결에 무르익은 승가회 결성(06년 초)을
계기로 점점이 이어져 선이 되고, 선과 선이 씨줄 되고
날줄 되어 끝내 면이 되고, 면면이 이어지고 맞대지고
포개져 마침내 입체가 되는 등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탈바꿈을 계속하면서 06년 끝자락을 연합 송년법회로
갈무리한 여세를 몰아 6개월만에 또다시 ‘겹겹이
하나’되는 잔치다. 점에서 입체가 되기까지 ‘어지간히
힘이 들었지만’ 힘든 만큼 ‘어지간히 힘도 불어났다’고도
할 수 있을 행사다.
수원 스님(여래사 주지) 등 출가불자들과 각 사찰
신도회를 대표하는 재가불자들은 초저녁부터 한밤중
가까이까지 수시로 회의를 열어 차질없는 준비를 꾀했고,
턱없이 모자라는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조계종 총무원과 각종 재가불자 불교모임 등
’안식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SF한인회(회장 이석찬)와
SF총영사관(총영사 구본우) 등 ‘바깥손님들’도 이번
행사에 관심을 보이고 따스한 축하의 말을 가다듬고
있다는 소식이다. 내 안의 부처님을 찾아 참구하는
불자들이 바깥 누구의 눈짓손짓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불교마을 꿈틀거림에 어디선가 메아리가
들여오기 시작했다는 건 민둥산이었던, 기껏해야 듬성듬성
나무 몇그루에 불과했던 불교마을 숲이 제법 무성해졌다는
유쾌한 자기확인이기도 하다.
이제 불자들이 이날 해야할 일은 하나, 첫머리에 인용된
노랫말처럼 그 머언 언덕에서 이 세상에 오신 부처님의
뜻을 함께 모여 더불어 기리며 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알뜰한 다짐을 나누는 것이다.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행사장 가는 길 등 안내 : 뒷면
광고 참조).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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