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박 관 순 (수필가)
오! 새아침, 어둠의 장막을 서서히 걷어 올리면서 밝아오는 새아침, 서녘하늘에 한밤을 지새운 하얀 저녁달이 아직은 보이는데 새아침은 동녘의 검은 산자락을 한 켜씩 걷어 올리면서 우리 곁으로 닥아 온다.
언제나 새로울 수밖에 없는 새아침, 밤새도록 맑은 이슬에 씻기운 해맑은 대기와 함께 새들의 노래 소리가 어둠으로부터 시작해 해가 떠오름 과 함께 한 음정씩 높아져 간다. 새들이 지저귀는 새아침, 이 신선한 새 아침에 난 무엇을 먼저 마음에 챙겨야 하는지 도무지 서성이고 만다. 난 이 거룩한 새아침이 찾아 왔음이 너무도 고마워 생각의 두서를 잡을 수가 없다.
지난밤 잉태한 죄악을 모두 어둠과 함께 걸러내고 나타난 찬란한 새 아침엔 난 무엇을 먼저 감사해야하는 것인지 온통 설레 인다. 새아침엔 가만히 다짐해 본다. “그토록 신선한 새아침을 내게 보내준 그 누군가에 먼저 감사해야 한다고-”
새아침이 있기에 우리는 날마다 새로워 질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제의 번민과 옹졸함과 교만함과 과격함과 허영과 탐욕을 승화할 수 있는 아침이 있음에 난 감사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날마다 새아침이 있어 날마다 새로 태어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지 모른다.
다시 찾아 온 이 찬란한 새아침에 난 무엇으로 그 고마움에 보답해야 하는 것인가, 아무래도 아침의 감사 기도가 좋을 것 같다.
아직 어둠이 미처 새어나가지 못한 미명에 나머지 어둠자락을 붙잡고 무엇이든 기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생명을 주셨음을, 밝은 날을 주셨음을, 초목과 새들이, 시냇물이 우리와 함께 있음을 기도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엄숙한 새 아침에 난 새아침을 맞는 기쁨을 노래하지 않겠다. 옛 분들이 아침노래는 저녁의 호곡만도 못하다고 가르치지 않았던가, 더욱 경건하고 겸손해야 올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늦잠을 잠으로서 신성한 새아침을 맞는 기쁨을 한 치라도 줄여서는 안 된 다고 크게 경고하고 싶다.
날마다 찾아와 주는 새아침의 환희 와 기쁨과 희열, 감사와 벅찬 감동을 맞이하는 마음이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간곡한 호소인 것이다.
새아침은 새 옷을 입은 상쾌함보다도 더 신선함이 새 천에서 풍기는 향취처럼 몸으로 배어들어온다. 밤새워 칠흑의 어둠을 한 올 한 올씩 걷어내고 드디어 환한 아침을 창조해낸 찬란한 태양의 그 위대함에 우린 경건히 경의를 드려야 한다.
한해의 설계는 봄에 있고 하루의 설계는 그 아침에 있다고 한다.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을 것이다. 좋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우린 미명에 기상하여 마음을 가다듬어보자, 그리고 먼저 누구에게나 굿모닝을 하자!
우리에겐 누구나 소망이 쌓여온 숱한 나날들이 있었다. 내일도 있을 것이며 모래도, 글피도 있을 것이다. 찬란한 새아침이 오면 나는 이처럼 기쁨에 들떠 마음속 깊이 온통 번민에 쌓이고 만다. 그러다 미명이 가시고 동녘 산에 드디어 찬란한 태양이 그 성스런 얼굴을 내밀게 될 때면 난 진정 당황하고 만다. 마치 그것은 징소리가 들리면서 막이 오르며 연극이 시작될 때와 같은 그런 흥분에 쌓이게 된다. 나는 늘 그런 감동으로 새아침을 맞는다.
오! 어김없이 날마다. 우리 곁을 찾아와 주는 새 아침이여! 무릇 감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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