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은행들이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다. 부실 대출이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급속히 떨어지는가 하면 간부가 은행 공금을 횡령하는 등 대형 부정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한인 은행 주가는 올 들어 폭락을 거듭,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 간 상태다. 이로 인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대주주가 하나둘이 아니다.
한인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 원인은 작년부터 부동산 등 경기가 위축되면서 융자 수요가 줄어든 데다 그 동안 군소 은행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주요 은행들이 급속히 지점을 확장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마진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적 팽창에 열을 올린 나머지 자체 감사 체제에 구멍이 뚫리면서 크고 작은 부정행위가 줄을 잇고 있다.
1992년 4/29 폭동 이후 15년간 한인 은행은 97년 한국의 IMF 사태, 2000년 미국 불황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으며 한 번도 제대로 된 조정 기간을 거친 적이 없다. ‘문만 열어 놓으면 장사가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은행 비즈니스가 호황을 누리고 은행 주가가 치솟자 돈 좀 번 사람은 너나할 것 없이 은행을 차리는 바람에 한인 은행 수는 순식간에 10개가 넘어섰다. 이중에는 은행 업무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나 이해 없이 남이 잘 되는 것만 보고 뛰어드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돈으로 은행을 차리는 것은 자유지만 은행은 일반 비즈니스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 만에 하나 우후죽순 격의 설립과 무리한 팽창이 경영 부실을 가져와 문을 닫게 된다면 그 피해는 예금주와 투자자는 물론 커뮤니티 전체에 미친다. 정부 당국이 은행에 관해서만은 특별 감사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인 은행은 그 동안 한인 커뮤니티의 특성에 맞는 융자를 통해 한인 비즈니스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무턱대고 차려 지점만 늘리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모든 위기는 발전을 위한 기회이다. 한인 은행계는 이번 사태를 방만했던 경영을 내실 위주로 바로잡아 재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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