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주 한인 사회나 올해 최대 관심사의 하나는 누가 과연 대통령이 되는가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은 거의 나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나라 당내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우위를 점한 지 오래고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가 지방에 내려가면 도지사, 시장, 경찰서장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미주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여 사는 LA의 경우 여론 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으로 봐 사람들 생각이 한국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올 대선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뉴라이트 미 서부 연합 초청으로 24일 LA에서 강연회를 한 이석연 변호사는 한국 정치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의 하나다. 대표적 시민 단체인 경실련 시민 입법위원장, 사무총장을 역임한 그는 헌법 포럼 상임 대표로 일하며 수년전 수도 이전이 위헌임을 주장, 헌법 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아냈다. 이뿐만 아니라 헌법에 어긋난 수많은 정부 법령을 헌법 재판소에 제소, 위헌 판결을 받아냄으로써 ‘헌법 지킴이’, ‘수도 지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금은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 대표를 맡아 김진홍 목사와 함께 이 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한나라당은 소신도 없고 무능하며 안락함을 즐기는 형편없는 당이다. ‘초식 공룡당’이라는 별명이 꼭 맞는 집단이다. 거기다 양대 후보인 이명박·박근혜간 대립이 극에 달해 당이 쪼개지기 직전이다. 이 판에 손학규까지 탈당하면서 군사 정권의 유물인 수구 부패 정당의 이미지가 더 부각되고 있다. 25일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집권 여당은 겉으로는 사분오열 된 것처럼 보이지만 후보가 정해지면 금방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단합력이 있는 집단이다. 대선이 가까워 오면 틀림없이 단일 후보 중심으로 합쳐질 것이며 그 기세는 대단할 것으로 이 변호사는 보고 있다. 거기다 한미 FTA의 타결로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는 올라가고 재계와 보수층의 여당에 대한 반감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남북 정상 회담이란 카드가 남아 있다. 이 판에 한나라당이 깨진다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올 대선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떤 인물이 되느냐보다 어떤 생각을 가진 집단이 권력을 잡느냐이다. 이 변호사가 이끄는 뉴라이트는 친북 좌파나 이를 등에 업은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시장 경제와 개인의 존엄,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다.
작년 한국에서 발족돼 요즘 미주 각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뉴라이트 운동은 특정 개인이나 정당이 아니라 이념을 지지하며 이념의 전파를 통해 한국의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 점에서 기존 사회단체와 다르다. 혼탁한 정치 상황 속에서 이런 단체가 태어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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