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텍 총격사건의 범인이 훼어팩스 카운티 출신 한인 학생으로 밝혀지자 한인 학부모와 교육계 인사들은 깊은 우려와 함께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 재점검 및 교육방향을 새로 정립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계 반응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 문일룡 위원은 “총격사건이 버지니아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더구나 범인이 훼어팩스 카운티 출신이라 너무 충격적”이라면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다 내 자녀는 제대로 생활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세심한 배려와 대화 등을 통해 자녀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위원은 “한인사회에서도 현명한 조치를 취해야겠으나 미국이란 사회가 굉장히 성숙한 사회이므로 범인이 코리안이라는 이유에서 한인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카운티 교육청 당국과 카운티 최고 책임자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오영실 총무는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라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재정립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총무는“한인 부모들이 생업에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의 가정교육을 너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무조건 공부만 잘해야 한다는 성적 지상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등에서 벗어나 인성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훼어팩스 카운티 리버티 중학교 김수정 교사는 “학교당국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비극”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걸스 클럽 폴스 처치 지부 디렉터인 강원희씨는 “과연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화나게 했는가, 죄 없는 동료 학생들을 죽이고 자기를 위해하면서까지 이렇게 분노케 한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심란하게 하루를 보냈다”면서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우리 아이는 과연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나를 돌아보게 한다”고 전했다.
■한인 학부모 반응
사건 현장인 버지니아 텍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를 직접 픽업하기 위해 학교로 향했으며 학교 기숙사가 아닌 아파트 등에 거주중인 고학년 학생들은 직접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링필드에 거주중인 정정연씨는 “아들이 이번에 버지니아 텍에 장학생으로 입학허가를 받았는데 이런 일이 터져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훼어팩스에 거주중인 미쉘 보걸씨는 “한인 엄마와 미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들이 자기 정체성 확립을 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해, 굉장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쇼크와 충격, 공포에 휩싸인 어린 학생들에 대한 상담 등 적절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 반응
버지니아 텍에 재학중인 한인 2세 필립 정(20, 훼어팩스 거주)군은 학교당국에서 이번 주말까지 휴교령이 발표된 17일 집으로 떠나기 직전 본보와 가진 통화에서 “사건 직후 부모와 계속 전화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학교와 코리안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메릴랜드대 볼티모어 캠퍼스(UMBC)에 재학 중인 상당수 한인 학생들은 17일 타 학생들의 보복 등을 우려, 등교를 안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대에 재학중인 제이 김 군은 “사건 이후 주변에서 한인 학생들에 대한 경원시하거나 적대감을 보이는 움직임은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무래도 한인에 대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지역 일부 고교에서는 타인종 학생들이 한인 학생들과 이번 사건과 관련, 말다툼을 벌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는 제보가 본보에 접수 되기도 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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