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격 살인 사건은 한인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버지니아주내 대학 중 서열 3위의 우수한 학교로 평가되고 있는 버지니아텍은 한인학생이 500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을 만큼 한인사회의 관심이 높은 대학. 한인학생의 숫자가 무시하지 못할 만큼 많다보니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운데 한인학생이 있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 한인 학부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또 범인이 아시안계 20대로만 밝혀지면서 그가 역시 한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한인들은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범인은 기숙사에서 여자 친구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첫 사건 현장에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큰 아들 정운(영어명 존)군이 의대 예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배인덕(워싱턴 세탁협 고문)씨는 “정운이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배씨는 “한동안 전화가 아들하고 연결이 안돼 속을 태우기도 했다”며 “마지막 통화에서는 정운이가 사망한 학생 가운데 미국 친구도 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배씨는 아들과 통화가 되지 않자 이메일을 이용해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는데 “2학년을 마치면 대학을 옮기든지 해야겠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운 군은 노리스 홀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10분전까지 건물 내에 있다가 현장을 벗어나 천만다행으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생물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윈디 최양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건 이후 모든 건물이 폐쇄돼 기숙사 내에 머물며 학교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경찰이 삼엄하게 경비하는 모습만 보인다”고 바깥 상황을 전했다. 최 양은 또 “지금 학교는 매우 침울한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학생들이 두려운 나머지 4층 건물에서 창밖으로 뛰어내렸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은 사건 직후 학생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부모에게 알릴 것을 지시했으며 학교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특별 장소를 지정해 발표했다.
이날 오후 급히 기자회견을 가진 챨스 스티거 총장은 첫 총격 사건이 일어난 후의 학교 측의 대응 상황에 대해 “앰블러 존스톤 홀 기숙사 를 폐쇄하고 즉각 범인 색출에 나섰다”면서 “범인이 캠퍼스를 떠나지 않고 계속 살인 행각을 벌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첫 사건 이후 학생들에게 충분히 경고를 보내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스티거 총장은 “캠퍼스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이메일과 사이렌 등을 통해 비상 사태를 충분히 인지시켰다”면서 ”외부에서 등교하는 1만4,000여명의 학생과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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