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아이무스(Don Imus)는 CBS 라디오에서 전국 70여개 방송국으로 내보내며 MSNBC 케이블 TV 네트워크에서 아침마다 동시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다. TV의 등장으로 가족오락매체의 자리를 잃어버린 라디오가 각종 음악 제공, 비영어권의 방송, 그리고 갖가지 정치 논객들의 의견개진 프로그램으로 환골탈태를 하게 된 양상 중 한 종류를 대표한다. 아침마다 몇 시간 방송되는 아이무스의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있어 수백만 명의 청취자가 있다. 따라서 그의 프로그램에는 여러 정치인들이 전화를 걸어 그와 토의를 한다든지, 또는 새 책을 출판한 저자들이 등장하는 수가 많다.
아이무스는 말을 함부로 해서 구설수에 자주 오른 바 있었다. 예를 들면 뉴욕타임스와 NBC를 거쳐 현재는 PBS에 있는 아이필 여기자를 “청소부”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또 어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를 “(인종이나 여성)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직원”이라고 불렀다. 체니 부통령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쟁범죄자”라고 부르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건재했던 아이무스도 지난주 그 자신의 언어폭력의 후폭풍을 이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수요일 그는 럿거스 대학의 여자농구선수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들을 “Nappy-headed hos”라고 칭했다. Nappy-headed는 멍청하다는 의미가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흑인 여학생들을 ho 라고 칭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아직 영어사전에 등장하지 않았겠지만 ho 는 매춘부, 또는 창녀를 뜻하는 whore를 줄인 말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주로 흑인 랩이나 힙합 가수들이 여자를 비하하는 말로서 시작한 것인 바 듣기에도 민망한 가사 가운데 등장하는 못된 단어다.
흑인단체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처음에는 농담으로 그랬던 것이라고 변명하던 아이무스는 사과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나는 좋은 사람인데 말실수를 했다”며 흑인 프로그램 등에 나타나 진사를 하는 것 같았지만 CBS와 MSNBC에서는 다음 월요일부터 그의 프로그램을 수 주 간 정지시키겠다고 발표한다. 그 후 프록터 & 갬블, 스태플스, 그리고 GMC 등 굵직굵직한 광고주들이 MSNBC의 아이무스 동시방영 프로그램에 광고를 주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MSNBC는 그의 프로그램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어제는 CBS마저 그를 해고했다. 67세인 아이무스의 라디오 경력이 이 사건으로 끝날 것 같다.
아이무스 사건과 관계가 없지만 역시 흑백 문제를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는 듀크 대학 라크로스 팀의 세 학생의 강간혐의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 라크로스 팀이 약 1년 전 술파티를 열고 스트립 댄서를 불러 여흥을 돋우었던 데서 사건이 발단된다. 듀크 대학 근방의 흑인대학 학생인 스트립 댄서가 선수 세 명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고발한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더함 군 검사장 나이퐁은 소위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또 강간범으로 기소된 세 명 학생의 DNA가 그 여자에게서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계속 진행시켜 왔기에 주 변호사협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상태에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로이 쿠퍼 검찰총장은 이번 주 수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 명의 학생들에 대한 기소를 취소했을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그 세 사람은 무죄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쿠퍼는 나이퐁 검사장을 악한(rogue)이라고까지 부르면서 그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만약 나이퐁이 애당초 흑인 ‘피해자’의 진술을 무시하고 백인 학생들을 기소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흑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소위 과학적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을 때는 기소를 중지했어야 옳을 것이다. 부모들을 잘 만나 395일 만에 명예를 되찾은 세 명의 학생들이 다시는 술에 곤드레만드레 되거나 스트립 댄서를 부르는 파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받았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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