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공양’ 정율 스님... 북가주 연합합창 열성지도
“인연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라도
입으로만 불러대는 노래가 아닌,
머리로만 하는 의미없는 노래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부처님 노래를”
“몇년 전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보름 동안 ‘불교 음악의 역사적 전개’라는 타이틀로 찬불가를 강의한 적이 있었는데 찬불가의 환희심에 감동한 불자들이 찬불가를 배우고 싶다는 청에 기회가 되면 외국에 거주하는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노래로 전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침 북가주에서 첫 봉축법회 연합합창단을 지도해 달라는 전등사 보광 스님의 요청이 와서 스리랑카에서 빨리어와 메타수행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모든 스케줄을 중단하고 날아왔습니다.”
그 첫 펼침은 얼마 전(3월25일)에 오클랜드 보리사 개원법회 때 스님의 찬불가를 듣고 노보살님들의 주름진 뺨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게 하고, 나이 지긋한 처사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환희심을 일으켜 주었다. 3년 전 대만 타이페이 국부 기념관 식장에서도, 태국 방콕 석가탄신 봉축행사에서도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모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스님은 한국의 불교TV에서 3년 동안 진행된 ‘우리들의 찬불가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전국 불자들에게 찬불가를 가르쳤다. 이때 각 사찰 합창단을 순서있게 받았지만 몰려든 방청객들은 숫자로 제한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스님을 좋아하는 팬카페가 결성돼 회원수가 6000명이 넘고 음반 (영겁을 하루같이, 노래로 하는 기도) 2집을 내셨다.
“수행자이면서 전문 음악인으로 활동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는 수행과 음성포교를 하는 것이 따로따로 별개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스님은 출가하기 전 고등학교때부터 군법당에서 찬불가도 가르치고 어린이 법회도 봉사하면서 스님이 되기로 발심하고 졸업하고 출가를 했다. 스님이 되면 노래를 못하는 거라 알고 있다가, 범패를 배우는 과정에서 삼소 음악회 (1988년 장애자 기금 마련: 원불교, 천주교, 불교 스님들의 음악회)를 하게 되었고 그 반응이 전국으로 널리 알려졌다. 운문사 승가대학 대교과를 졸업하고, 학장인 명성 스님이 계속 노래로 포교하는 장을 열어주었고 원광대 성악과를 진학하도록 길을 인도해줘 석사학위까지 마치고 음성포교를 펼치면서, 부르나 솔리스트 단장을 역임하고, 운문사 승가대학 불교음악 전임교수를 역임하면서, 한국 불교 음악의 기틀을 확실히 정립하고 다졌다.
드디어 미국 북가주에 첫 발을 내딛은, 이제야 고국에서 오신 가릉빙가 (부처님 계신 천상에서 노래하는 새) 스님의 손을 잡고 북가주 남여 30명의 연합합창단은 1주일에 두 번씩 여래사, 정원사, 보리사, 불광사, 전등사에서 돌아가며 연습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미주불교 40여년 동안 부처님께 제대로 찬양 한번 못했던 아쉬움을, 노래를 잘 하는 것 보다 부처님 진리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연습하여 5월 12일 펼쳐지는 북가주 연합
봉축행사에서 선보인다.
“제게 인연이 닿아지는 곳이라면 어디서라도 부처님의 말씀을 선율로 배우고자 하시는 분들이 저를 원하신다면, 입으로만 불러대는 마음 없는 부처님의 노래가 아닌, 머리로만 하는 의미없는 노래가 아닌, 진정한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선율에 담긴 부처님의 말씀으로 모든 몸과 마음의 병을 떨쳐버릴 수 있는 좋은 인연으로 만나길 기도하겠습니다.”
스님은 연습중에도 뉴욕 공연을 다녀와야 되고, 북가주 봉축행사가 끝나면, 남가주 행사까지 갈 예정이다.
<배경순 기자> fatt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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