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최대 로펌 이끄는‘수퍼 변호사’
오는 6월이면 창립 21주년을 맞는 ‘림, 루거 & 김 법률회사’(Lim, Ruger & Kim, LLP)는 여러 가지 면에서 두드러진다. 우선 규모 면에서 아시안이 운영하는 최대 로펌이다. 파트너 변호사 10명 포함해 무려 22명의 직원들이 소속돼 있다. 소수계 중 히스패닉이나 흑인 커뮤니티로 범위를 넓혀도 세번째 안에 드는 대형 로펌이다. 규모면에서 뿐 아니라 실력에서도 최고 수준의 법률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로펌을 설립한 대표 파트너 변호사는 바로 한인인 존 임(50) 변호사다.
<한인 존 임 변호사(앞줄 왼쪽 세번째)가 대표로 있는‘림, 루거 & 김’ 법률회사는 총 변호사가 22명에 달하는 아시아계 최대 로펌이다>
동양선교교회 임동선 원로목사 2남2녀중 막내
86년 회사 설립 직원 22명 초대형으로 키워내
“맡은 일은 확실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입소문
한 번 고객은 평생 고객으로 변신… 소개 줄이어
무료변론·장학재단 설립 등 봉사활동에도 열심
LA 다운타운의 로펌 사무실에서 만난 존 임 변호사는 차분하고도 강인한 인상이었다. 동양선교교회 임동선 원로목사의 2남2녀 가운데 막내이기도 한 임 변호사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2년 연속 ‘수퍼 변호사’(Super Lawyers)지가 선정한 ‘수퍼 변호사’에 선정됐다. 임 변호사의 로펌의 동료 변호사들 중에도 브루스 이와사키, 크리스토퍼 김, 리차드 루거 등 3명이 더 수퍼 변호사에 뽑히기도 했다. 또 로펌 소속 리사 양 변호사도 40세 미만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떠오르는 변호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 변호사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건 1982년. 당시만 해도 한인 변호사가 드물 때라 한인 신문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변호사 경력 5년째 되던 1986년, 현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투자유치 단장으로 가 있는 정동수 변호사와 함께 법률회사를 설립했다. 변호사 시작은 임 변호사가 2년 빨랐지만 정 변호사가 나이가 두 살 선배였다고 한다.
설립 때부터 회사는 줄곧 상법 및 상법 소송전문 로펌으로 성장해 왔다. 임 변호사 개인으로는 부동산법과 회사법이 전문 분야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합병이나 증자, 은행 설립 등을 주로 맡아왔다.
“저희 로펌 고객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미국 대기업이 첫 번째 부류이고 미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이 두 번째지요. 마지막으로는 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회사들이 우리의 고객입니다. 이름만 대면 다들 알 수 있는 회사들이지요”
주요 고객들이 이같은 대기업들이다보니 로펌의 규모에 비해서 일반 한인들에게 덜 알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고객 대부분은 기존 고객의 소개를 받고 온 경우입니다. 일 잘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특별히 광고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번 일을 같이 하기 시작한 기업들은 계속해서 일을 맡기는 것도 우리가 일을 잘 한다는 반증이지요”
임 변호사는 실력 있고 마음 맞는 사람을 모으고 ‘철저하게 고객을 배려하자’는 생각으로 일하다보니 회사가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갔다고 했다. “우리의 장점은 한국 문화와 풍습을 이해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었지요. 고객 기업의 대부분이 15~20년된 로열티가 아주 강한 기업입니다”
임 변호사는 특히 소수계에 대한 편견 극복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당시에는 한국 변호사라면 유대인 변호사보다 못하다, 뭐 이런 편견이 있었어요. 적어도 우리 고객에게 만큼은 ‘한인이라서 더 똑똑하다’는 얘기를 들으려고 철저하게 일을 했습니다. 소수민족이기 때문에 남보다 배로 노력하자, 소수민족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자, 이런 생각을 가졌지요”
사실 임 변호사의 어릴 적 꿈은 민권 전문 변호사였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소수계에 대한 권리가 많이 보장되지 않던 때라 소수민족의 권리를 대변하는 민권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그는 지금도 아시안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위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무료 변론은 물론이고 수년째 ‘아태법률센터’(APALC) 수석 부의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최근 ‘L.R.K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종자돈 10만달러로 시작해 매년 기금을 더해 가고 있다. “소수민족 로펌 가운데 최초의 장학재단일 것”이라는 게 임 변호사의 말이다. 지금까지 아시아계 법대생들에게 1만2,500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앞으로 히스패닉과 흑인 커뮤니티로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기업 및 상법 전문 로펌을 이끌고 있는 존 임 변호사는 “소수계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존 임 변호사 약력
▲57년 한국 출생
▲67년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
▲79년 칼스테이트 노스리지 졸업(회계)
▲82년 UC샌프란시스코 법대(헤이스팅스) 졸업
▲86년 로펌 설립
▲92년 APALC 수여 ‘리걸 임팩트상’ 수상
▲92년 남가주 한인변호사협회(KABA) 회장 역임
▲93년 가주변호사협회 ‘윌리 W. 매뉴얼 무료 법률상담상’ 수상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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