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미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요건이 채 안 되는 주택구입자들에게 통상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 융자해 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불안정한 구조 때문에 붕괴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결국 부동산 침체와 맞불려 연체사태가 이어지면서 관련 융자기관들이 파산하고 주택시장이 더욱 급속히 위축되는 등 파장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경제의 흐름은 항상 심리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돈줄 역할을 해 온 주택시장 호경기가 이번 사태로 결정타를 맞으면서 경제 전반의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게 됐다. 벌써 그런 조짐들이 소매매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일년 중 거래가 가장 활발한 봄 주택경기를 눈앞에 두고 터진 이번 사태로 한인 부동산업계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가 분명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통상적 수준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면서 통상적 수준 이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투자를 우리는 ‘투기’라 부른다. 이번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무리한 융자를 받아 투기성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던 사람들이다. 단기 차익을 노리며 서브프라임 융자를 받아 7~8채의 주택을 구입했던 한인도 있었다. 투기에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이번에 잘 드러났다. 부동산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재원으로 이뤄지는 것이 안전하고 바람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또 연방의회 차원에서 융자자격 강화를 위한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상환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융자 신청자의 수입 증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편법 수입증명이 가능했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제대로 수입을 보고하지 않을 경우 융자 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정직하고 정확한 수입 보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호된 몸살은 괴로운 일이지만 한번 앓고 나면 몸은 더욱 건강해 진다. 서브프라임 충격파로 미국 경제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사태는 그동안 미국 경제를 덮고 있던 거품과 부실을 걷어내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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