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야 새야

새들이 날아다니면서 차를 더럽히는 통에 새 사진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스위스인 올리버를 만나면서 그가 찍은 새 사진들을 접하게 되었고 관심을 가졌다. 새가 날개를 펴는 웅장한 자태야 말로 찍고싶은 사진이지만, 항상 기다려야하는 인내심 때문에 그렇게 쉽지가 않다. 가까이 갈수록 도망가서 촛점이 긴 망원 렌즈가 필요하다. 게다가 가진 렌즈가 35미리 카메라 기준으로 400mm까지라 스포츠 사진이나 동물 사진에는 항상 제약을 받아왔고 게임이 되질 않았다.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로 바꾸면서 작은 센서 덕분에, 이 400mm 렌즈가 600mm 역할을 하게 되었고, 카메라의 crop mode를 쓰면 800mm 역할까지 해서 새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35밀리 카메라 필름 크기 (24mm x 36mm)와 같은 센서가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 (이를테면 Canon 5D)를 쓰면 광각 렌즈의 덕을 보고, 그보다 작은 센서를 가진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 망원 렌즈의 덕을 본다. 이는 작은 센서의 카메라를 쓰면, 마치 35mm 필름 사진의 중앙 부분만 잘라낸(crop, 한국서는 트리밍, trimming이라고 한다) 효과가 나기 때문에 망원 렌즈로 줌 인 (zoom in)한 것과 같게된다. 디자인된 센서의 화각 (angle of view)에 따라서 망원 효과가 다르다. 현재까지의 Nikon DSLR의 경우는 1.5배의 망원 효과를 낸다. 그러므로 200mm의 렌즈는 300mm의 망원 효과를 내지만, 20mm의 광각 렌즈의 경우 30mm의 촛점 거리 효과가 나서 광각의 역할을 잃게 된다.

새를 사진으로 찍고자 하면 삼각대가 필수가 된다. 긴 망원 렌즈를 쓰면 아무리 떨림 방지 (또는 진동 감소) 장치가 된 렌즈나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흔들리게 된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장착하지만 고정은 시키지 않고 찍고자 하는 새를 물색한다. 이 경우 카메라가 모든 방향으로 새를 따라 갈 수 있지만 높이는 고정된다. 새가 물색이 되었으면, 그다음은 기다림이다. 화장실 가는 일도 참아야할 힘든 인내력을 기르게 한다. ISO는 400 또는 800을 권한다. 그 이상은 노이즈(noise)가 생긴다.

디지털 센서는 슬라이드 필름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출 과다를 일으키면 색깔이 재현되지 않는다. 이는 네가티브 필름과 다른 역할이다. 그러므로, , DSLR을 가지고 움직이는 물체를 찍을 때에 주의해야할 점은, 브라켓팅 (bracketing)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브라켓팅이란 노출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까지 여러장을 연속적으로 찍는 일인데, 결정적인 순간에 노출 과다 (plus, over-exposure)를 초래해서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출은 미리 정해둬야한다. 스팟 측광(spot metering)을 할 경우, 깃털이 하얀 새이면 노출을 측광치에서 +2로 오버해야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스팟 측광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데, 다음 기회에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또 일중 싱크로 플래쉬(daylight synchro fill-in flash) 를 사용할 경우 플래스틱으로 된 프레즈넬 렌즈(Fresnel Lens)를 플래쉬 앞에 장착하면 빛이 두 세배는 멀리 도달한다. 이 프레즈넬 렌즈는 등대의 불빛이 먼 거리까지 비취도록 쓰는 렌즈이다. 이 액세서리를 만드는 제조사는 Visual Echos 이다. 자 이제 사진 찍을 새를 물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