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과 ‘제임스 김’
세 아버지의 자식사랑
아버지 #1“난 녀석 방귀소리만 들어도 오늘 이놈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알아….” 한국영화 화제작 ‘괴물’중, 몇평 안되는 작은 매점에서 온 종일 함께 갖혀 큰 아들과 함께 장사하는 아버지의 대사이다. 세상적으로 본다면 어눌하고 계산적이지 못해 앞뒤 재지 않고 덤비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흠씬 묻어난다. 아들의 모자람이 자신의 불찰로 인한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아들을 감싸고 남들에게 이해시키려 한다.
아버지 #2 영화 중 큰 아들 ‘박강두’는 싱글파더이다. 실수로 생긴 딸을 떠나간 애 엄마 없이 혼자 키우고 있지만 극진한 사랑으로 보살핀다. 모든 세상일에 부족한 그이지만 딸아이의 모습이 저만치 나타나는 것만 봐도 얼굴에 함박 웃음이 지어진다.
아버지 #3 오리건 산중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제임스 김은 즐기던 골프를 딸의 출산과 함께 포기할 정도로 아이사랑이 극진했다. C-NET의 편집장으로, 가게를 두개나 운영하며, 책까지 출판준비중이던 제임스 김은 그 바쁜 와중에도 딸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 자신의 작은 여가까지 중단했던 것이다.
그들의 맹목적인(?) 사랑
아버지 #1 괴물에게 잡혀간 손녀를 구하기 위해 거의 이성을 잃은 아들을 위해서 전 재산을 털어 위험한 사람들에게서 장비를 구입한다. 실마리같은 가능성만을 가지고 한강 주변의 몇백개가 되는 하수구를 뒤지고 다니다가 마침내 맞닥뜨린 괴물과의 한판. 큰아들 강두의 실수로 실탄없는 총을 가진것을 알게 되고 이미 승산없는 대결에 미친듯이 돌격해오는 괴물을 뒤로한 채, 아버지는 아들에게 평온한 얼굴로 ‘아버지는 괜찮다. 너는 어서 도망가라’는 손짓을 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괴물에 의해 무섭게 내동댕이 쳐진다.
아버지 #2 강두는 딸을 구하겠다는 일념에 잡혀있던 병원 수술실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탈출에 성공한다. 딸이 잡혀 있던 괴물의 아지트를 발견하나 이미 딸은 사라지고 없다. 그 때 스쳐지나가는 괴물의 이빨사이에 끼어있는 딸의 팔을 발견하고 뒤쫓아간다. 사투 끝에 괴물이 잠시 쓰러지고, 강두는 달려가 두려움없이 괴물의 입을 벌리고 딸을 끄집어 낸다. 하지만 이미 딸은 질식해서 죽은 후였다. 마침내 불붙은 괴물이 한강물 속으로 뛰어들려는것을 강두는 쇠봉으로 찌르며 자신의 온몸으로 지탱해 괴물을 응징한다.
아버지 #3 캄캄한 밤중에 길을 잘못들어 산중에서 눈속에 갖혀버린 제임스 김은 구조를 기다리며 지탱하던 일주일 동안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딸아이들의 모습을 더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다. 익숙치 않은 산속의 지리에 무모한 줄 알면서도, 그것이 그의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란 걸 알면서도 그는 구조를 요청하러 나섰다. 먹지못해 지친 몸으로 오리건의 첩첩산중 눈길을, 초인간적인 힘으로 16마일의 길을 자식을 구하겠다는 일념하에 걷고 또 걸었던 것이다. 자신의 옷가지를 한가지씩 벗어 남기면서, 누군가가 그것을 발견해 사랑하는 딸아이들을 구조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땅 모든 아버지들의 깊고 뜨거운 자식사랑을 위하여!
(남리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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