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동안 미국에서 음주운전만큼 그 인식이 달라진 사회이슈도 드물다. 브런치의 샴페인에서 비즈니스 런치의 마티니, 저녁의 와인까지 식사 때마다 한잔을 곁들이는 미국인들도 술을 즐기는 것은 한국인 못지않다. 80년대만 해도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지 않는 한 경찰도 관대했었다. 비몽사몽간의 음주운전으로 무사귀가에 성공하면 다음날 직장에서 유쾌한 무용담쯤으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다.
그러나 이젠 아무도 음주운전에 대해 가볍게 웃지 않는다. 웃을 수가 없다. 요즘의 음주운전은 멀쩡한 보통사람이 패가망신으로 들어서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처벌은 매년 강화되고 있다.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현장에서 체포되어 차량과 면허증이 압수되며 48시간 구금된다. 음주운전
기록은 10년간 따라다니며 초범이라도 벌금과 변호사 비용, 보험료 인상 등을 가산하면 1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테크놀로지도 동원되고 있다. 혈중 알콜농도가 기준치를 넘으면 차에 시동이 안 걸리도록 한 잠금장치 등을 강제로 부착하게 하기도 한다. 이미 미국내에 10만개의 이 장치가 작동 중이다.
‘이 정도야 괜찮겠지’ 하는 만용의 결과가 이처럼 각 개인에게 끼치는 손해가 갈수록 엄청나지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다. 음주운전이 ‘어리석은 판단’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고의적 범죄’로 인명피해 등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처벌강화와 인식변화의 덕으로 80년대 초 이후 음주운전 사고는 30% 이상이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1만3천명에 이르고 있다.
음주운전은 100% 예방이 가능한 범죄다. 딱 한잔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안 잡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이 의지를 존중하고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위의 협조만 있으면 된다. 각 주별로 갈수록 강화되는 처벌만 보아도 음주운전 근절에 대한 미국사회의 합의는 이루어진 것으로 느껴진다. 이젠 ‘술 권하는 사회’로 이름난 우리 한인 커뮤니티도 이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야할 때다.
다음 주말부터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이 펼쳐진다. CHP와 LAPD 등 지역경찰들이 곳곳에 체크포인트를 설치하고 그물망 소탕작전을 벌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인데 당신은 아직도 음주운전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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