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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지난 주간 미국과 카타르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 졌다. 미국에서는 한국인 제임스 김 씨가 오레곤 주의 산악 지대에서 길을 잃고 구조 요청을 하러 갔다가 죽은 소식이 전해 졌다. 또 하나의 소식은 제15회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에서 한국의 승마 선수인 김형칠 선수가 그만 장애물을 넘다가 말과 함께 쓰러져 죽게 된 소식이었다.
먼저 제임스 김 씨의 죽음이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을 남기고 먼저 자신이 구조 요청을 위해 산행을 떠난 것으로 보아 위기 속에서도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 제임스 김 씨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으나 미국에 와서 사는 한인이라는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미국에 이민 와서 사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그 모험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알면 감히 어느 누구도 그렇게 미국에 와서 살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택한 길이라 할지라도 이민자로서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면서, 일하면서 느끼는 이민자의 어려움은 말하기도 부족한 것이다. 일하기 때문에 여행이라는 것은 가보지 못한 한인 이민자들이 많다. 심지어 가까운 백악관이나 워싱턴 DC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못간 분들도 간혹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임스 김 씨가 여행을 갈 정도로 삶의 여유가 생기고, 미국 문화에 동화되어 살고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미국 이민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위해서 온 것이라고 할 때 삶의 여유와 즐길 수 있는 인생을 갖고 있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는 이민자이었지만 미국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김 씨는 이 세상에 없지만 우리 한인 이민자에게 남기고 간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민자로서 잃어버리기 쉬운 사랑과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 김형칠 선수가 말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쳐 죽게 된 소식이다. 김형칠 선수의 나이가 47세라고 한다. 말과 함께 한 인생이 30년을 넘는다고 하니 말에 대해서 잘 알고, 말에 익숙한 사람이고, 말을 사랑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치겠다고 했으니 이번 게임에 출전하는 기대와 자세가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뜻은 이루지 못하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과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눈물만 남겨 주었다.
성경은 말씀한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도서9:11-12)
사람이 아무리 원하고 원해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있고,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럴지라도 우리가 할 일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성실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이러한 두 사람과 같은 소식을 남기고 이 세상을 조용히 떠날 것이다. 그러나 그 소식을 들을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움과 아쉬움을 남긴다면 그 사람은 최소한 자기 인생에 대해서는 성실한 삶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사람으로서 사람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배려가 있을 때 어느 누구에게라도 환영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당하는 인생길이라고 할지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이루어 놓은 일에 대한 평가보다는 이루려고 하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인정을 받을 것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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