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학생들의 영국유학하면 보통 옥스포드나 캠브리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코틀랜드의 명문사립대학‘스카티시 아이비’Scottish Ivies) 대학들이 미국학생들에게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의 아이비들보다 더 유서와 전통이 깊고, 들어가기는 약간 더 수월하고 학비는 미국 주립대학 수준이라니 색다른 것 좋아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 맞는다는 것이다. 스카티시 아이비의 미국유학생 실태를 알아본다.
에딘버러, 에버딘, 글래스고우, 세인트 앤드류스
중세 세워진 스코틀랜드의 명문대학 4곳
입학 쉽고 학비 저렴… 미국 유학생 급증
중세기에 세워진 스카티시 아이비로 통칭되는 대학은 4개이다. 에딘버러(Edinburgh), 에버딘(Aberdeen), 글래스고우(Glasgow),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 지금은 늘어나는 미국유학생들로 미국과 영국의 하이브리드 대학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지난 10년간 이곳 스카티시 칼리지에 등록한 미국학생은 80%가 증가했는데 에딘버러만 해도 2003년 이후 미국학생이 3배나 늘었고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은 재학생의 10% 이상이 미국학생들이다.
에딘버러 대학 유학생 오피스의 레베카 고크로저는 “미국 명문대학들의 입학경쟁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넘쳐나면 흘러들어오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있다. 에딘버러는 하버드 대학보다 141년이나 앞선 1495년에 개교했다.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은 600년의 풍상을 견디며 스코틀랜드 지방 언덕위에 고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미 명문사립고교를 졸업할 시니어들은 물론 이미 미국의 아이비대학에 입학했던 학생들조차 한번 캠퍼스를 방문하면 유서 깊고 전통 있는 고딕양식의 대학촌 분위기에 매료되고 만다고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명문사립보다 입학이 약간 수월하다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만만한 대학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요즘의 미국 명문사립대학 입학만큼 그 문이 좁은 것은 아니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에 입학한 학생들의 평균 SAT점수는 수학과 언어, 작문이 각각 800점 만점에 약 750점이다. 그러나 에딘버러는 600점 정도를 필수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의 탑 아이비 대학들의 합격률은 10%내외지만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은 매년 미국학생 지원자 500명중에 20%인 100여명을 입학시키고 있다.
■미국 아이비보다 저렴한 학비
정부보조로 스코틀랜드 주민의 연간 학비는 4,000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외국학생들은 1만5,000달러를 학비로 지출해야 한다. 기숙사, 식비, 여행경비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외국학생들의 경우 2만5,000달러는 소요된다. 유학생에게는 재정보조를 해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들 대학들은 미국에서도 부유층 자녀들이 재학하고 있는 명문 사립고교를 대상으로 입학권유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2만5,000달러는 웬만한 주립대학 학비이며 미국 명문사립대학 학비의 절반 수준이므로 미국학생들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별미’이다.
■영국의 명문보다 학과목상 유학생에게 더 친근하다
캠브리지나 옥스포드는 유학생이 학교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스카티시 아이비들은 미국유학생들에게 융통성을 제공하고 있다. 영어전공자들은 3년이면 전공을 마치고 나머지 1년간은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주고 있다.
■ 춥고 바람 불고 습하다
스코틀랜드는 겨울이면 꽤 춥고 스산한 바람도 만만찮게 불고 여름에는 축축하고 습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졸업 후 미국직장에 취직하려면 고용주가 이 대학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문화를 탐구하고, 다른 세계를 포용하면서 도전해보고 싶은 젊은이들은 도전장을 내볼만한 곳이라고 이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말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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