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옐로스톤=??
록세인 킴비는 메인주 북부지역의 광활한 토지를 야금야금 매입해 왔다. 이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것에 대비해 나중에 자신이 매입한 토지를 공원에 넘기기 위해서다. 헨리 소로, 퍼시벌 백스터, 존 록펠러, 그리고 메인주의 풍광을 사랑하는 많은 환경애호가들처럼 킴비는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픈 ‘야심’을 갖고 있다. 킴비는 유기농 식품사업으로 돈을 벌었다. 이 돈으로 버려진 땅을 꾸준히 사들였다. 5만에이커나 된다. 자신이 매입한 토지에서는 눈썰매, 사냥, 전지형 차량(all-terrain vehicle)을 금지했다. 자연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환경보호주의자들조차도 킴비의 자연보호 캠페인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인주의 밀리노킷은 주민 4,700명의 작은 마을이다. 주민들에게 사슴 사냥시즌은 일종의 축제이며 관광 수입원이기도 하다. 또 삼림을 공원으로 지정하면 벌목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것이고 사냥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될 것을 주민들은 우려한다. 이밖에 눈썰매를 즐기는 관광객들을 쫓아내고 관광객을 위한 위락시설 건설을 제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주름살의 골을 깊게 할 것이란 걱정이다.
메인주 북부 삼림, 코네티컷 주 규모
유기농 식품사업으로 돈 번 환경애호가
토지 차곡차곡 매입, 조성 캠페인 본격화
인근 주민들 “벌목 일자리 없어진다” 반발
공원 후보지 사냥·눈썰매 금지조치에도 발끈
이타운의 매니저인 유진 콜론은 “킴비와 그의 동조자들은 메인주의 삼림을 떼어내 공원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이는 가당치 않을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여기서 말하는 공원은 코네티컷주 만하다.
다른 환경운동주의자들은 킴비의 ‘국립공원 조성’ 아이디어에는 공감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킴비가 사들인 땅 서쪽 무스헤드 호수 인근 42만에이커에 추진되고 있는 리조트 개발계획을 저지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킴비는 30년 전 메인주 노스 우즈(North Woods)에서 문명세계와 떨어져 지냈다. 나중에 세상에 나와 돈을 벌었지만 당시 자연 사랑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환경보호주의자들과 의기투합하여 노스 우즈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짰다. 메인주의 백스터 주립공원도 포함하며 규모로는 옐로스톤과 요세미티를 합쳐야 견줄 정도다.
노스 우즈 지역엔 여러 벌목회사들이 드나들었다. 사업을 하고 사라지고, 새 벌목회사들이 진입하고 떠나는 식이었다. 그래서인지 행정 당국은 토지 사용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 다시 말해 개인이 얼마든지 토지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킴비의 행보도 이에 자극받았다.
그러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킴비는 자신의 땅에서는 눈썰매를 금지시켰다. 그녀의 이름을 붙인 ‘록세인 금지’ 표지가 곳곳에 나붙었다. 록세인 킴비를 절대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눈썰매 타는 것을 금지시킨 킴비를 이 지역에서 몰아내자는 슬로건이다. 킴비가 백스터 주립공원에 바로 붙은 지역 2만3,000에이커를 매입하자 반대가 더욱 거셌다.
킴비가 이번엔 한 발 물러섰다. 주민들과 만나 샌디 스트림이란 지역에 한해서 1년간 눈썰매와 사냥을 허용했다. 킴비는 “메인주 사람들은 남의 간섭을 받길 싫어하며 넓은 땅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생활에 익숙해 있다”고 했다. 그리고 킴비는 국립공원 지정을 향한 큰 그림을 계속 그려나갔다.
킴비의 유화 제스처가 다른 자연보호 움직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실제 최근 메인주 자연보호국 커미셔너 패트릭 맥고원은 비영리 자연보호단체인 ‘공유지 신탁’의 지원을 받아 20만4,800에이커인 백스터 주립공원의 동부 지역 6,000에이커를 늘릴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카타딘의 산세가 아름답고 호수와 함께 절경을 이룬 탓에 화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주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아직도 묶여 있다.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다. 이 지역을 매입하려면 일반인들로부터 기금을 모금해야 하는데 그 액수가 1,400만달러나 된다. 아직 300만달러 가량 부족하다. 12월15일이 마감이다. 관계자들은 ‘초읽기’에 들어간 심정으로 백방으로 뛰고 있다.
결과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백스터 주립공원 조성 때도 반발이 거셌다.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국립공원 아이디어니 반발이 없을 리 없다. 킴비는 꼭 국립공원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국유림이라도 좋다고 한다. 어떻게든 자연을 보호하길 바랄 뿐이라는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강하게 믿고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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