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등 미 중서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수백편의 항공기가 결항되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시카고 지역에는 30일(현지 시각) 밤부터 1일 정오께까지 겨울 폭풍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설이 내렸으며 특히 레이크 카운티와 맥헨리 카운티 등 시카고 북서쪽 교외 지역은 1시간에 2인치(약 5 cm) 에 달하는 눈이 쏟아지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수시간만에 16인치(약 40 cm) 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카고 지역 주민들은 밤새 쌓인 눈이 떨어진 기온으로 얼어 붙은데다 오전 내내 앞이 안보일 정도의 눈이 쏟아지면서 출근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일리노이주 교통국은 400 여대의 제설 차량들을 동원, 주내 고속도로 제설 작업에 나섰으며 시카고 시도 272대의 제설 전용 트럭과 22 대의 소형 제설 차량, 그리고 50 대의 청소차를 이용해 시내 도로 9천500마일(약 1만5천289 km)에 대한 제설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시카고 시 제설 차량들이 이용한 제설제는 40만톤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서부 교외인 맥쿡에서는 결빙으로 미끄러운 도로에서 7대의 차량의 연쇄 추돌로 부상자가 발생했고 시카고 지역 도로 곳곳에서는 심각한 정체는 물론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이어져 눈속에 갇혀 경찰의 도움을 요청한 차량들도 수백대에 달했다.
일리노이주 경찰과 도로 관리 당국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로 상황이 대단히 나쁘다. 가능하다면 도로에 나오지 않는 것이 최선 이라며 주민들에게 운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출근객들이 승용차 대신 메트라 열차와 CTA 전철 등으로 몰려 큰 혼잡을 빚었고 열차편들의 운행도 30 여분 가량 지연됐다.이날 시카고 지역에서는 아예 출근을 포기하고 집에 머문 사람들이 많았고 학교들도 임시 휴교했으며 상가들도 상당수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폭설로 인한 정전 피해도 이어져 1일 오전 9시 현재 3만여 가구가 눈속에 전기 없는 아침을 보내야 했다. 전력 공급 회사인 컴애드(ComEd) 측은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으나 오후 12시 30분 현재 아직 1만5천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은 이번 폭설로 인해 전날부터 5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돼 발이 묶인 승객 수백명이 공항에서 밤을 보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항 스케줄이 잡혔던 385편의 운항을 취소했고 아메리칸 항공 역시 전날 밤 10시부터 1일 정오까지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또한 이날 오전 오헤어 공항에 착륙하던 페덱스 화물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진흙속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 당국은 이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으나 사고 활주로가 폐쇄됐고 현재의 기상 조건에서 사고 항공기를 견인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헤어 공항에서는 이 사고에 앞서 또다른 화물기가 번개에 맞은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시카고의 또다른 공항인 미드웨이 공항에서는 단 80 편만이 결항돼 오헤어 공항과는 대조를 이뤘다.
시카고 지역뿐 아니라 미 중서부 지방이 이번 폭설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오클라호마에서는 폭설과 관련된 교통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고 미주리주에서는 제설 차량이 죄수를 이송하던 밴을 치면서 죄수 1명이 사망했으며 캔자스 시티와 세인트 루이스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인 70번 주간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폐쇄되는 등 주내 도로 절반 이상이 눈에 덮인 상태다.
세인트 루이스와 일리노이주 남부 지역에서는 폭설로 인해 240만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어졌으며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오전 11시 30분 현재 51만3천82가구에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또한 위스콘신주 키노샤 카운티에는 블리자드(심한 눈보라) 경보가 발령중이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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