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륭웅(공학박사)
뉴욕지역에는 수십만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뉴욕한인회가 있는 줄은 알지만 그곳에서 한인들을 위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만약 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뉴욕한인회가 얼마 전, 회칙 개정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에 의하면 10년 이내에 한인회 집행부나 이사회, 특별기구 임원으로 2년 이상 봉사하지 않은 사람은 뉴욕한인회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 동포들에게 이번 개정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면 어떨까. 아마도 (1)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요즘같은 세상에도 그런 정신 나간 소릴 하는 사람도 있는가. (2)도대체 동포들을 뭘로 보고 그런 소도 웃을 일을 하는가. 비싼 밥 먹고 그리도 할 일이 없는가. (3) ‘옳거니’ 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수 있다. 하기사 불구대천의 이북 괴뢰집단을 감싸 안아야 한다는 참으로 얼빠진 사람도 있는 말세이니까.
뉴욕에는 많은 한인봉사단체, 직능단체를 비롯한 전문단체들이 있다. 온전한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서 집까지 팔아가며 돈 한푼 안 생기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는 하늘이 내린 분들, 학식 없고, 돈 없고, 늙고 병들었다고, 또 못생겼다고 거리로 쫓겨난 우리의 부모, 누나, 여동생들. 가진 거라곤 눈물밖에 없는 이 한 많은 인생들을 위해 같이 울고 한 끼라도 먹이려고 홑이불 덮어주기 위해 한푼 두푼 모으는 분들.
체육회를 만들고 다민족 축구대회도 열어 인종화합을 위해 애쓰는 분들, 추운 연말 터키라도 사서 노숙자를 먹이는 교인들과 동포들, 마라톤회를 만들어 각종 대회에 참가해서 우리 한민족의 기상을 높이는 분들, 소기업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바친 분, 명절 때면 잔치를 베풀고 동포를 도와주는 수산인협회 여러분들. 등산 후 하산하다 조난당한 최명국씨를 밤이고 낮이고 불을 밝혀 찾아준 동부지역 각 산악회 분들, 돈도 못 벌면서 한 푼이라도 모였다 하면 스티브 김 구명운동이다, 탈북자 보호다 하여 애쓰고 있는 가곡예술협회 등등.
이외에도 우리 동포들에게 살에 와 닿는 도움을 준 개인, 단체는 너무나 많다. 이 모든 것은 거의 대부분 앞서 얘기한 봉사, 사랑, 직능단체 등이 하고 있다. 이런 분들은 오로지 동포 사랑, 한도 많은 우리 동포들을 위해 발로 뛰는 분들이다. 나는 이런 분들이 언젠가는 뉴욕한인회장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 왔는데 그 길을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것이 2009년이던 22세기이던, 언제 시행되고 안 되고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뉴욕동포들, 각 단체장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전체적인 여론 수렴을 하는 것이 순서이다.
뉴욕한인회는 이사회도 있을텐데 왜 그와 같은 결정을 냈을까, 나는 그것이 참으로 알고 싶다.먹고 살기도 어렵고 힘든 일도 더 많아져 가는데 이런 쓸데없는, 말도 안되는 일 때문에 속상해 한다는 것 자체가 더 속이 상한다.중지를 모으고 우리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덕망 있고 능력 있는 분이 한 둘이 아닐텐데 그런 기회 조차 없애다니… 개정안은 마땅히 철폐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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