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에 인접한 USC에서 지난 9일 아시안계 미디아 단체인 MANAA(Media Action Network for Asian Americans)의 제10회 미디아 업적상 시상식이 열렸다. 우연히 그 자리에 초청을 받아 미국의 아시안 언론인들과 영화인들과 같이 만찬을 나눴다. 초면인 데도 아주 친했던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었고 인사를 나눌 때도 어색하지가 않았던 이유는 TV나 영화에서 자주 보던 앵커나 배우들이라 친근감 때문인 것 같았다.
이날 수상의 영예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이미지를 상승시켜준 ‘로스트’, ‘그레이스 애나토미’, ‘릴로 & 스티치’ 등 인기 프로그램의 제작자들과 작가들에게 돌아갔고, 작년에 작고한 동양인 최초의 앵커맨인 샌 추 린에게 돌아갔다.
MANAA는 아시안에 대한 잘못된 보도나 민족적인 차별이 방송이나 영화 등 매스 미디어로 방영될 경우 그것에 대한 정정과 사과를 받아내고 바로잡는 일을 해왔다.
1992년에 창단된 이후로 아시안들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잡는 작업에 힘을 썼고, 필요에 따라서는 ABC, CBS, FOX, NBC ,KFI 등 TV, 래디오, 영화사를 찾아다니면서 시위도 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그 결과 현재 아시안 아메리칸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극중 비중이 커져서 전에는 가정부, 세탁업소 주인, 리커 스토어 주인 등으로 국한되던 역할이 지금은 비중 있는 역할로 바뀌면서 연기력을 인정을 받는 배우들이 많이 나올수 있게 되었다.
한인 주연급 배우들로는 ‘하얀 성(White Castle)’이란 영화로 청소년들의 우상이 된 존 조, 쉬리로 유명한 김윤진과 대니얼 김(ABC 방송의 ‘로스트’ 출연), 샌드라 오(ABC의 ‘그레이스 애나토미’), 마가렛 조, 바비 리 같은 코미디언 등이 있다.
이제 방송사나 영화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져 무시할 수 없는 비영리 기구로 단체를 이끈 가이 아오키 MANNA회장은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노골적이고 인종차별적 풍자가 농담식으로 퍼져가는 것을 막는데 힘쓰는 행동주의자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것 같은 자리였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자리에도 다른 아시안들에 비해 한인 인사들과 방송인들의 참석이 부실하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미국에서 전체 인구의 5%밖에 안되는 아시안들중에서도 작은 무리이다. 그럴수록 백인들의 사회에 얹혀 살고 있는 듯한 선입관을 버려야하겠고 이 사회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떳떳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민 1세들이 하나가 되어 뭉쳐진 추진력으로 한인사회가 발전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보면서 아직도 개발이 안된 땅이 한없이 펼쳐진 미국 땅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땅 사기 좋아하는 한인들이 힘을 합하여 작은 도시를 하나 산다면, 이를 개발하여 제2의 한국 땅을 만든다면, 그래서 흩어진 한인들이 함께 모여 유토피아를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를 가슴속으로 외치면서.
<토마스 오> 소셜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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