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명희 킹 카운티 판사
▶ 3선 성공 넘어 체력 허용하는 한 계속 일할 계획
지명희 킹 카운티 판사
가정폭력 하루 50건 처리…한인케이스도 종종 다뤄
지난 7일 선거에서 도전자 없이 당선된 킹 카운티 지법의 지명희 판사(48, 미국명: 매리앤 C. 스피어맨)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판사 직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 판사는 시애틀 한인사회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루에 무려 50여건의 가정폭력 케이스를 처리하는 전담판사로 워싱턴주 법조계에서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
그녀는 가끔 한인 케이스도 맡게된다고 말했다. 마침 본보기자가 재선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8일 낮에도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기소된 유 모씨(이스트사이드 거주) 케이스의 재판이 있는 날이라며 유씨는 판결 후 킹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 판사는 폭력 남편을 재판을 통해 부인과 갈라놓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집에 함께 있게 놔두면 계속 폭력을 휘두를 것이므로 접촉 금지명령을 내려 집에서 나가도록 하지만 가장이 없는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인 케이스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정폭력 보다는 음주운전이나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하다 적발된 케이스가 많은 편이라고 지 판사는 귀띔했다.
킹 카운티 판사로 처음 임명된 6년 전 아시안 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는 지 판사는 능력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매 4년마다 선거가 있어 불안하다며 다행이 지금까지는 전혀 도전자가 없어 쉽게 3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며 무료 변론봉사 등을 계기로 한인변호사협회와 교류를 갖기도 했지만 적성에 맞는 판사 직을 택한 후로는 교류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 부부판사로 잘 알려진 지 판사는 시애틀 다운타운의 킹 카운티 지법 건물 3층에서, 남편 마이클 스피어맨 판사는 9층에서 각각 근무한다. 퇴근이 늦은 편인 남편은 버스로 출퇴근하지만 자신은 퇴근길에 자녀를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로 출퇴근한단다.
슬하에 사만타(15)와 마이크(12) 등 두 남매를 두고 있는 지 판사는 갈비, 불고기, 비빔밥 등 한국음식을 좋아하고 직접 요리도 한다며 남편이 특히 김치 등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 판사의 모친은 뉴저지주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고 남동생 성호씨도 맨해튼 암센터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의사가족이다.
지 판사는 자신이 한국말을 거의 모르지만 이중언어의 중요성을 너무나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한국어 공부를 적극 독려하지 않아 모국어를 배우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판사는 한국어를 모르는 자신은 미국인으로 취급받아 한인 커뮤니티와 교제하기가 어렵다며 한인들이 자녀들에게 반드시 한국말을 가르칠 것을 강조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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