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오페라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시니의 작품을 듣고 있으면 모차르트의 요소를 엿볼 수 있다. 코믹 오페라를 주로 썼던 모차르트와 마찬가지로 로시니는 코믹 오페라를 속도감 있게 펼쳐내며 19세기 초 유럽 오페라계에서 크게 군림했다. 살아생전 베토벤보다도 높은 인기 속에 37편이나 되는? 오페라를 써갈겼던 로시니는 사후 재 평가 되어 요즘에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빌헬름 텔’, ‘신데렐라’등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별로 연주되지 않는다.
작품이 경쾌하고 빠른 반면 작품성이 별 볼 일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슈만 같은 작곡가는 로시니 음악을 크게 경멸했는데, 소위 말하면 상업 예술이나 다름없다고 폄하했다. 로시니의 대표작 ‘세빌리아의 이발사’ 보면 이같은 로시니의 요소를 일목요연하게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남긴 ‘피가로의 결혼’의 전편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히트 작품에 착안한 것부터가 대중을 크게 인식한 요소를 엿 볼 수 있다. 작품은 눈부신 천재성을 엿볼 수 있지만, 동시에 에술성이라든가 감동은 별로 없다. 전 2막으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은 ‘서곡’으로도 유명하지만 원래 ‘세빌리아 이발사’의 서곡이 분실되었기 때문에 ‘영국 여왕 엘리자베드’서곡을 대신 썼다고 한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1816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해학적이고도 경쾌하여 당시 베토벤 등의 음악으로 우울해 있던 유럽인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내용은 이발사 피가로가 의사 바르톨로를 따돌리고 로시나와 알마비바 백작의 결혼을 성공시킨다는 줄거리다.
알마비바 백작은 아름다운 처녀 로지나에게 구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유는 그녀의 보호자 바르톨로가 음악교사 돈 바실리오의 도움으로 그녀를 감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치 있는 피가로는 백작으로 하여금 바르톨로의 환심을 사게 하여 바르톨로의 집으로 들어가게 한 뒤 바르톨로가 로시나와의 정식 혼인 서약을 받으러 간 사이 알마비바와 로지나와의 결혼을 성공시킨다는 내용이다.
지난 10월 31일부터 SF 오페라에서공연 중인 ‘피가로의 결혼’은 2003년도 작품을 리바이벌했다. 이층으로 된 현대식 건물이 무대를 중심으로 뺑뺑 돌아가고 모터 사이클이 왔다갔다하며 정신없이 사람들을 웃긴다. 노력은 좋았지만 2003년과 마찬가지로 효과는 별 볼 일 없었다는 것이 로컬 신문들의 평. 이작품은 2004년도에도 SF 오페라의 정규시즌에 등장한 바 있는데 이번 공연의 학점은 노래 C, 무대(프로덕션)은 B점을 받았다. 피가로 역에 Nathan Gunn, 로지나 역에 Allyson McHardy, 알마비바 역에 John Osborn, 바르톨로 역에 Bruno de Simone, 지휘는 Maurizio Barbacini씨가 맡고 있다. ▲남은 공연 11월 9(7:30 pm), 12(2 pm), 17(8 pm), 26(2 pm), 30(7:30 pm) ▲티켓 문의 : 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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